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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親(사친) - 신사임당(申師任堂)

by 연송 김환수 2020. 3. 27.

사임당(師任堂) 신인선(申仁善)의 사친시(思親詩) - 祐齊(우제) 梁倂秀 (양병수) 作品(작품)

 

 

思親(사친) - 신사임당(師任堂) 시(詩) / 辛卯 立冬 <신묘(2011년) 입동>

 

千里家山萬疊峯

(천리가산만첩봉) 산이 겹친 내 고향 천리언마는

歸心長在夢魂中

(귀심장재몽혼중) 자나깨나 꿈 속에도 돌아가고파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반고륜월) 한송정 가에는 외로이 뜬 달

鏡浦臺前一陣風

(경포대전일진풍)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沙上白鷗恒聚散

(사상백구항취산) 갈매기는 모래위로 해락 모이락

波頭漁艇每西東

(파두어정매서동) 고깃배들 바다위로 오고 가리니

何時重踏臨瀛路

(하시중답임영로)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가

綵舞斑衣膝下縫

(채무반의슬하봉)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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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의 어머니 '사임당(師任堂) 신인선(申仁善)의 사친시(思親詩)

 

자식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임당(師任堂) 역시 어머니 용인이씨(龍仁李氏)에 대한 그리움과 염려로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홀로 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사임당(師任堂)의 어머니 용인이씨((龍仁李氏))는 딸만 다섯을 두었기 때문에 딸들이 출가한 후 적적하게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집안사람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친척 어른을 모시는 시희가 찾아와 거문고를 뜯었다.

사임당(師任堂)은 그 소리를 듣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거문고 소리가 그리움이 있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그립게 하고 애타게 한다."

 

사임당(師任堂)의 말을 듣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슬퍼하면서도 사임당(師任堂)의 마음속 그리움이 어떤 것인지 짐작을 하지 못했다.

이 무렵에 사임당(師任堂)은 강릉에 두고 온 어머니 용인이씨(龍仁李氏)를 그리워하며 사친시(思親詩)를 쓴다.

 

이 시()에는 자나 깨나 정든 고향 산천을 생각하고 있는 신사임당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고향의 정든 한송정과 경포대의 경치, 갈매기가 노니는 백사장, 고깃배가 오가는 동해 바다의 정경이 잘 그려져 있다.

 

마지막 구에서 언제쯤 다시 강릉으로 내려가 색동옷을 곱게 입고 어머니 곁에 앉아 옛날과 같이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바느질을 할 수 있을까에서는 다시 못 올 옛시절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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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里(천리) 萬疊峰(만첩봉) : 친정과 시댁과의 실질적 거리는 물론 친정의 어머니를 혼자 남겨 둔 채 떨어져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형용한 것이다.

 

歸心(귀심) : 이 시()의 전체적 의미를 응축하고 있는 핵심어 이다. 사임당(師任堂)의 한의 내용을 대변하는 표현이다.

 

長在(장재) : 사무친 한()의 영속성을 말한다.

 

夢魂中(몽혼중) : 자신의 영혼을 지배하는 현실적 한()의 존재와 그것이 지각되어지는 양상을 나타내는 말이다.

 

寒松亭畔孤輪月(한송정반고윤월) : 한송정의 정취(외로운 둥근달) 

 

鏡浦臺前一陣風(경포대전일진풍) : 경포대의 자연 정취(한바탕 바람)

 

沙上白鷗恒聚散(사상백구항취산) : 고향인 강릉 일대의 자연에 대한 회상

 

海門漁艇任西東(해문어정임서동) : 자신의 향수를 담은 시어

 

何時(하시) : 때때로

 

重踏臨瀛路(중답임영로) : 임영로(강릉길) 밟을 수 있을까 긴 한숨이 느껴진다.

 

更着斑衣膝下縫(갱착반의슬하봉) : 어머니의 하염없는 그리움의 애틋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색동옷 입고의 내용은 춘추시대 초나라에 어릴 때부터 효심이 지극하여 부모님을 모시는데 지극정성을 다한 노래자(老萊子)라는 효자의 이야기에서 얻은 말이 생각나고, 반의지희(班衣之戱)라는 고사성어에서 늙어서 효도함을 이르는 말로 늙은 부모를 위로하려고 색동 저고리를 입고 기어가 보인다는 말이다.

위의 작품은 표구하지 않은 본문 앞쪽의 작품과는 다른 작품으로 끝부분에 두글자 年,節(년,절) 글씨가 더 있다.

신묘 입동(辛卯 立冬)

신사임당(師任堂) 思親(사친) 시(詩) / 辛卯年 立冬節 <신묘년(2011년) 입동절> 祐齊(우제) 梁倂秀 (양병수) 서(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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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1504(연산군 10)1551(명종 6)년 조선 중기의 여류 서화가였다.

시와 그림, 글씨에 능했던 사임당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유교학자이며 경세가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도 유명하다.

 

본관은 평산(平山), 당호가 사임당이다.‘사임당(師任堂)’은 역사상 가장 현숙한 부인으로 이름이 높은 중국 고대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을 본받는다는 뜻에서 스승 사()자와 태임의 임(), 집 당()자를 썼다. 이는 16세 때 자신의 호를 스스로 지은 것이다.

 

본명은 인선(仁善)인데 어질고 착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아버지 신명화(申命和)가 지어 주었다. 어머니는 용인 이 씨로 사온(思溫)의 딸이며 인선은 외가인 강릉 북평촌(北坪村)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사임당은 효심이 지극해 웃어른에게 정성을 다했다. 또 그는 평생을 자기 계발과 교육에 게으르지 않았던 평생학습가였다. 여류화가로서는 자기 안의 무한한 잠재력을 활짝 꽃피웠다.

 

그는 7살 때부터 안견의 화법을 배워 산수도, 포도화 등을 그렸으며 점차 숙달해 화풍이 섬세하고 정교해져서 이를 따를 사람이 없었으며 필법에도 능했다.

 

시문에도 뛰어나 어버이를 그리며 지은 사친시(思親詩)’는 유명하다.

 

산 첩첩 내 고향 천리언마는  /  자나깨나 꿈속에도 돌아 가고파 

 한송정 가에는 외로이 뜬달   /  경포대 앞에는 한 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톱에 해락 모이락 / 고깃배들 바다 위로 오고 가리니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가  /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 할꼬

 

(천리가산만첩봉; 千里家山萬疊峰 귀심장재몽혼; 歸心長在夢魂中 한송정반고윤월; 寒松亭畔孤輪月 경포대전일진풍; 鏡浦臺前一陣風 사상백구항취산; 沙上白鷗恒聚散 해문어정매서동; 海門漁艇每西東 하시중답임영로; 何時重踏臨瀛路 갱착반의슬하봉; 更着斑衣膝下縫)”

 

사임당은 19세에 덕수 이씨(德水李氏) 원수(元秀)와 결혼했다. 남편 이원수는 아내와의 대화대화에서 늘 배울 것은 배우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였다.

 

사임당은 남편에게 어진 선비를 모해하고 권세만을 탐하는 당숙의 영광이 오래 갈 수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그 집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권했다. 그는 이 같은 아내의 말을 받아들여 뒷날 화를 당하지 않았다.

 

화가로 유명했던 사임당이 덕의 상징으로서 존경받게 된 것은 사후 1백 년이 지난 17세기 중엽이다. 조선 유학을 보수화로 이끈 인물인 송시열(宋時烈)이 사임당의 그림을 찬탄하면서 천지의 기운이 응축된 힘으로 율곡 이이(李珥)를 낳았을 것이라는 평가에서 비롯됐다.

 

자녀들 중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셋째 아들 이이가 저술한 어머니 사임당의 행장기에는 사임당의 예술적 재능과 우아한 천품, 정결한 지조, 순효(純孝)한 성품 등이 자세히 기록되었다.

 

사임당의 작품으로는 자리도(紫鯉圖), 산수도(山水圖), 초충도(草蟲圖), 노안도(蘆雁圖), 연로도(蓮鷺圖), 요안조압도(蓼岸鳥鴨圖)6폭 초서병풍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