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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인문고전

청심과욕 (淸心寡欲)

by 연송 김환수 2016. 10. 25.

옛 선비는 이로움()의 관점이 아닌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갖는 청심과욕(淸心寡欲)”을 중시 했다.

 

갱장록』의 전학(典學)은 훌륭한 국왕이 되려면 항상 학문에 힘을 쓰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조선의 국왕은 어릴 때부터 집중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학자로서의 소양을 갖추어야 했다.

 

인종과 명종은 모범이 되는 그림이나 글귀를 가까이에 두고 보았는데 인종이 다섯 살 때 사정전에서 소학을 읽었는데 책을 유창하게 읽고 뜻을 말하면서 막힘이 없었다.

 

여섯 살이 되자 인종은 하루 종일 단정히 앉아 게으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창문이나 벽에 효자도(孝子圖)나 경직도(耕織圖)를 걸어 놓고 성현의 말씀과 스승의 경계를 직접 써서 붙였다.

 

명종도 인종을 따라 침실 좌우에 청심과욕(淸心寡欲, 마음을 맑게 하고 욕구를 줄인다), 호현락도(好賢樂道, 어진 이를 좋아하고 도를 즐긴다)란 글귀를 써 두었다.


淸心寡欲, 明目達聰, 誠敬和勤, 好賢樂道
청심과욕, 명목달총, 성경화근, 호현락도     琴瑞 金寅基(금서 김인기)


청심과욕 (淸心寡欲) :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욕구)을 줄인다
명목달총 (明目達聰) : 보는 것은 분명히, 듣는 것은 넓게 하라
성경화근 (誠敬和勤) : 정성스럽고 공경하고 화합하고 근면하라.
호현락도 (好賢樂道) : 어진 이를 좋아하고 학문(도)을 즐긴다


淸心寡慾  마음은 깨끗이 욕심은 적게
明目達聽  분명히 보고 잘 들어라
誠敬和勤  정성스럽고 공경하고 화합하고 근면하라
好賢樂道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학문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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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현판(懸板) 청심당(淸心堂)




위치와 연혁

강녕전 남쪽 행각의 향오문 동편에 있는 당의 이름이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북궐도형』과 『궁궐지』에 나타난다.


뜻풀이

‘청심(淸心)’은 ‘마음을 맑게 함’의 뜻이다. 옛 사람들은 이 용어를 늘 ‘욕심을 줄인다’는 ‘과욕(寡慾)’과 붙여 사용했다.

‘청심과욕’은 군주나 정치가가 지녀야 할 주된 수양 방법의 하나로 거론되었다.


정도전은 중국 역대 재상들의 장점을 거론하며 “범순인(范純仁, 1027~1101년)은 마음을 맑게 하고[淸心] 욕심을 줄였으며, 자신을 단속하고 백성을 편하게 했다.” <원전 정도전>


퇴계 이황(李滉, 1501~1570년)은 명종(明宗, 재위 1545~1567년)의 행장을 쓰면서 명종이 평소 “색을 밝히거나 놀거나 수렵하는 등의 오락은 전혀 좋아하지 않았으며, 잠자는 곳의 좌우에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줄임[淸心寡欲], 지혜를 밝힘, 정성·공경·융화·근면, 현자를 좋아하고 도를 즐김’ 등의 글을 써 두고는 스스로 경계하였다.” <원전 이황>


<원전> 정도전, 『삼봉집(三峯集)』 권5, 「경제문감상(經濟文鑑上)」, “范純仁, 淸心寡欲, 約己便民.”

<원전> 이황,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권48, 「명종대왕행상(明宗大王行狀)」, “凡聲色遊之娛, 一無所好. 燕寢左右, 書淸心寡欲, 明目達聰, 誠敬和勤, 好賢樂道等語以自警.”


 

갱장록 (羹墻錄)

 

1786(정조 10)에 규장각 관원 이복원(李福源) 10인이 왕명을 받아 열성조(列聖朝) 19대의 업적을 서술한 책.

 

84. 활자본. 열조갱장록(列朝羹墻錄)·어정갱장록(御定羹墻錄)이라고도 하는데, 그 뜻은 왕이 열성의 교훈을 아침저녁으로 살펴 그 의리(義理)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영조 때 이미 이세근(李世瑾)이 편찬하여 성조갱장록(聖朝羹墻錄)이라 했는데, 1785년에 정조가 이복원 등에게 다시 명하여 20()로 편찬하게 하였다. 범례에는 편집 요령이 설명되어 있다.

 

기본 자료로써 열성어제(列聖御製)·열성지장(列聖誌狀)·국조보감(國朝寶鑑)을 참고하여 그 체재를 정하고, 용비어천가·경국대전·오례의·문헌비고등에서 관계 사실을 채록하였다.

 

조현명(趙顯命)이 찬한 조감(祖鑑)·성조갱장록과 정항령(鄭恒齡)이 찬한 상훈집편(常訓輯編)등을 참고했으며, 매단(每段) 아래 인용서를 기록하였다. 사류(事類)와 문목(門目)은 당나라 말의 회요(會要)·성정록(聖政錄)등을 따르고 있으며, 편서법(編書法)전요총편(典要總編)을 중시하였다.

 

목차와 내용 가운데 제1권에서는 왕조 개국의 경과를 서술하고 유교사상의 기본이 되는 경천사상의 발현으로서 천문기기(天文機器)와 지지(地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2권에는 제가(齊家)에 관한 것으로 왕의 선조·후손·가족·친척에 관한 사항이 수록되어 있다.


   


3권에는 치국의 기초인 학문과 언로(言路)에 관한 사항이 수록되어 있다. 4권에는 인재 등용과 백성을 위한 생업 권장 등이, 5권에는 각종 제사와 제도 정비, 6권에는 문치주의의 실현과 불교를 비롯한 이단의 배척, 사병(私兵)의 제약과 외치(外治)에 관한 사항, 7권에는 풍속 순화와 군국(君國)에 대한 공()의 권장, 8권에는 구휼책·형정·경제정책과 왕이 신민을 접할 때의 법도 등에 관한 사항들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유교정치의 근본사상과 그 실천에 관한 사례들의 집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규장각도서·장서각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