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 석씨(海州石氏)의 연원

해주 석씨(海州石氏)의 연원

시조(始祖)는 중국 위군(魏郡) 동명(東明) 출신인 석성(石星)으로 전한다. 문헌에 의하면 그는 자는 공진(拱辰), 호는 동천(東泉)으로 명나라 세종(世宗) 때 진사(進士)로 이과(吏科)에 급제하고 급사중(給事中)에 뽑혔으나, 목종(穆宗)에게 직간(直諫)을 하다가 장형(杖刑)을 받고 파직되었다. 신종(神宗) 때 재등용되어 호부(戶部)와 공부상서(工部尙書), 병부상서(兵部尙書)를 역임하였다. 그는 조선 선조(宣祖) 때 종계변무(宗系辨誣ㆍ조선 왕조의 조상이 명나라 서적에 잘못 적힌 것을 개정하려고 임금에게 말하여 청하던 일)와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명(明)나라 군병(軍兵) 지원에 공이 컸으며, 파병(派兵)을 성공케 한 우리나라의 은인이다.

‘해주석씨족보(海州石氏族譜)’의 기록에는 그의 계부인(計夫人) 류씨(柳氏)는 절강(浙江) 사람인 남경(南京) 호부시랑(虎符侍郞)의 딸로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곤란을 당하던 중, 조선의 역관(譯官) 홍순언(洪純彦)의 구호를 받은 바 있으며, 조선에 종계변무와 임진왜란 때의 구원은 그녀의 공적이 크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종료된 후 막대한 군비(軍備) 조달로 명(明)의 국운이 쇠하자 신종(神宗)은 성석성(石星)에게 동원(東援)의 책임을 물어 투옥시켰으므로 그는 마침내 1599년 9월에 옥사(獄死)했다. 그의 옥사로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 선생이 한탄하였으며, 선조 36년(1603년) 선조(宣祖)가 평양에 무열사(武烈祠)를 세워 사액(賜額)을 내리고 봄ㆍ가을로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그의 옥중(獄中) 유언에 따라 그의 아들 형제 중 차남 천(?)은 선조 30년(1597년) 배를 타고 요동과 호남을 거쳐 가야산(伽倻山) 남쪽 군성산(君聖山) 아래 성주(星州) 대명동(大明洞)에 정착하여 성주 석씨(星州石氏)가 되었다.

그러나 부인 류씨와 장자 담(潭)은 옥바라지를 하며 남았다가 잡혀 장향에 유배되었고, 그후 휘종(徽宗) 때 제신(諸臣)들이 석성(石星)의 위국충성과 공훈을 조정에 고해 다시 복관되었다. 유족들은 장향에서 돌아왔으나 국정의 어지러움을 보고 석성(石星)의 유언에 따라 장남 담(潭)은 어머니 류씨(柳氏)를 모시고 조선에 들어와 해주(海州) 수양산(首陽山) 밑에 정착하였다. 조정에서는 수양산 아래의 땅을 식읍(食邑)으로 하사(下賜)하고 수양군(首陽君)에 봉했으며, 해주(海州)로 사적(賜籍)하였다.

그 후 담(潭)의 작은 아들 귀당(貴棠)과 손자 난(亂ㆍ貴實의 아들)이 청인(淸人)의 화를 피하여 김해(金海)까지 내려가서 유리방황하다가 산음현 모호리(山陰縣毛好里ㆍ지금의 경남 산청군 생초면 평촌리 추내동)에 이거(移居)하여 그곳을 추내동이라 명명하고 세계(世系)를 이어왔으며, 추내동 집의 기와에 망호(亡胡)라고 서각(書刻)하고 살았다.

그후 100년이 넘었는데도 청인(淸人)의 화가 미칠 것이 두려워 7세손 득주(得柱)는 다시 지리산 계곡을 따라 올라가 마천(馬川)에 이르러 한곳에 자리를 잡고 그곳을 추성동이라 명명하고 은거하였으나, 모두가 각지로 흩어져 지내다 현세에 이르러 성주 석씨(星州石氏)와 해주 석씨(海州石氏)가 대략 400년만에 만나 해주 석씨(海州石氏)로 합보(合譜)하였다.

석성(石星)을 시조(始祖)로 하는 조주 석씨(潮州石氏)는 명(明)나라가 청(淸)에게 망하게 되자 석성(石星)의 아들 재금(在錦)이 숙부인 참정공(參政公) 석규(石奎)와 그의 손자 석계조(石繼祖)와 함께 우리나라에 망명, 경상도 가야산(伽倻山) 아래 성주군 화곡(花谷)에 정착, 세거의 터를 잡음으로써 조주 석씨(潮州石氏)의 뿌리를 이루었다. 따라서 ‘갑자보 세록(甲子譜世錄)’에는 석성(石星)을 시조로 하고 석재금(石在錦)을 2세로 하여 계대(系代)를 잇고 있다.

가문을 빛낸 대표적인 인물로는 수양군(首陽君) 담(潭)의 증손 중립(仲立ㆍ亂의 맏아들)이 영조(英祖) 때 가선대부(嘉善大夫)로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ㆍ중추부의 종2품 벼슬)를 역임했고, 그의 아들 진번(進繁)은 통정대부(通政大夫)로 형조참의(刑曹參議)를 지냈다.

한편 천(?)의 증손 숭길(崇吉)과 선일(善一) 부자가 가선대부(嘉善大夫)로 용양위호군(龍護衛護軍)에 올라 가세(家勢)를 일으켰으며, 순조(純祖) 때 와서는 후손 준옥(俊玉)이 오위도총부 부총관(五衛都摠府副摠管)을 지낸 후 호조참판(戶曹參判)에 추증되어 명성을 떨쳤다.

그외 태옥(太玉)의 아들 관기(冠琦)가 통훈대부(通訓大夫)로 군자감정(軍資監正)에 이르러 손자인 유채(有彩ㆍ가선대부, 공조참판, 오위도총관)와 함께 가문을 빛냈으며, 한말(韓末)에는 상룡(祥龍)과 채룡(彩龍)이 항일 투쟁에 공헌하여 해주 석씨(海州石氏)를 더욱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