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밝혀낸 1500년 전 '16살 가야시녀의 삶'
<8뉴스>
<앵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가야시대를 살았던 한 비운의 여성의 삶이
첨단 현대과학으로 재구성됐습니다.
유재규 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007년 경남 창녕군 송현동의 고분에서 발견된 4명의 순장자
가운데 한 여성의 인골입니다.
1500년의 세월을 잊은듯 왼쪽 귀의 금동귀고리가 빛납니다.
치아의 X선 사진에 선명히 보이는 턱 속 사랑니로 보아 나이는 16살 안팎, 어금니 등에서 확인된 충치는 심한 치통을 앓았음을 보여줍니다.
뒤통수뼈에 무수히 뚫린 작은 구멍은 빈혈의 흔적입니다.
무릎을 많이 꿇어야 하는 시녀의 삶은 그녀의 정강이와 종아리뼈까지 손상시켜 병을 달고 산 듯 보입니다.
컴퓨터 단층촬영, 3차원 정밀 스캔 등 첨단과학으로 복제한 뼈를 조립하고 특수분장기법으로 얼굴까지 재현했습니다.
키 150cm에 둥글고 넓적한 얼굴의 이 시녀는 모시던 권력자가 죽자 열여섯 한참 나이에 주인을 내세에서 모시기 위해 함께 순장되는 비운을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준/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인골 자료에서 타살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인골의 나이가 굉장히 어리기 때문에 노화에 의한 사망도 아닙니다. 그래서 아마 중독사 내지는 질식사가 사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함께 묻혔던 남성 순장자의 발가락 가운데 세 개는 사슴뼈로 밝혀져 고대 매장 풍습의 수수께끼로 떠올랐습니다.
1500년전 가야 ‘순장 인골’ 미스터리 풀렸다
중독·질식사 16세 소녀 넓은 얼굴에 빈혈 고생
2007년 12월 경남 창녕 송현동에 있는 한 고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골 네 구가 발견됐다. 남녀 두 쌍이 한 무덤에서 나왔으나 발굴팀은 신분을 가늠할 수 없었다.
이미 도굴꾼들이 다녀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무덤 주인 자리에는
관조차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남아 있는 인골도 여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골을 빼고는 팔다리의 뼈만 남아 있었다.
▲ 1500년 전 순장된 16세 소녀 인골의 출토 당시 모습(왼쪽)과
첨단과학으로 피부층까지 복원된 모형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학제간 융합연구의 개가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유골마저 도굴꾼들에게 짓밟힌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고학 법의학 해부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등 국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처럼 힘을 합쳤다.
이들 인골은 애초 법의학적인 방법으로 수습돼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정밀스캔, DNA 분석 등 각종 최첨단 검사를 거쳤다.
그 결과 이들은 1500년 전 함께 순장됐다는 사실 등 인골에 얽힌
미스터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사인이 중독
또는 질식사였다는 것. 넷 중 여자 인골은 사랑니도 채 자라지 않은 키 152㎝의 16세 소녀였는데, 목이 졸리거나 독약을 먹고 죽어 주인과 함께 순장됐다. 당시의 사회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넓은 얼굴에 팔이 짧은 이 소녀는 정강이와 종아리뼈의 상태를 볼 때 무릎을 많이 꿇는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머리뼈와 치아 상태에서는 평소 빈혈과 충치를 앓았음을 알 수 있고, 출산 경험은 없었다. 소녀의 신분은 6세기 가야지방에 살았던 시녀였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이른바 학제간 융합으로 밝혀낸 쾌거였다.
●잡곡보다 쌀·콩·고기 많이 먹어
함께 무덤 속에 누워 있던 다른 인골들은 팔다리 뼈 정도만 남아 있어 자세한 사정은 알기가 어렵지만 잡곡보다는 쌀·보리·콩·고기 등을 많이 먹어 영양 상태는 양호했다. 두 남자는 DNA 분석결과 외가쪽이 같은 혈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더 있다. 남자 한 명은 엄지·새끼를 뺀 나머지 발가락마다 뼈마디가 하나씩 더 발견됐다.
이성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처음에는 기형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사슴뼈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사슴뼈가 왜 거기서 나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전례도, 알려진 풍습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 등이 실시한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성과다. 7일 전북대에서 열리는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중독·질식사 16세 소녀 넓은 얼굴에 빈혈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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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유골마저 도굴꾼들에게 짓밟힌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고학 법의학 해부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등 국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처럼 힘을 합쳤다.
이들 인골은 애초 법의학적인 방법으로 수습돼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정밀스캔, DNA 분석 등 각종 최첨단 검사를 거쳤다.
그 결과 이들은 1500년 전 함께 순장됐다는 사실 등 인골에 얽힌
미스터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사인이 중독
또는 질식사였다는 것. 넷 중 여자 인골은 사랑니도 채 자라지 않은 키 152㎝의 16세 소녀였는데, 목이 졸리거나 독약을 먹고 죽어 주인과 함께 순장됐다. 당시의 사회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넓은 얼굴에 팔이 짧은 이 소녀는 정강이와 종아리뼈의 상태를 볼 때 무릎을 많이 꿇는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머리뼈와 치아 상태에서는 평소 빈혈과 충치를 앓았음을 알 수 있고, 출산 경험은 없었다. 소녀의 신분은 6세기 가야지방에 살았던 시녀였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이른바 학제간 융합으로 밝혀낸 쾌거였다.
●잡곡보다 쌀·콩·고기 많이 먹어
함께 무덤 속에 누워 있던 다른 인골들은 팔다리 뼈 정도만 남아 있어 자세한 사정은 알기가 어렵지만 잡곡보다는 쌀·보리·콩·고기 등을 많이 먹어 영양 상태는 양호했다. 두 남자는 DNA 분석결과 외가쪽이 같은 혈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더 있다. 남자 한 명은 엄지·새끼를 뺀 나머지 발가락마다 뼈마디가 하나씩 더 발견됐다.
이성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처음에는 기형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사슴뼈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사슴뼈가 왜 거기서 나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전례도, 알려진 풍습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 등이 실시한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성과다. 7일 전북대에서 열리는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1500년전 순장 인골 복원
프라임경제 원문 기사전송 2009-11-05 10:34
오는 7일,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연구 성과 발표 7일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경상남도 창녕군 송현동 15호분에서 출토된 1500년 전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연구사업은 처음부터 법의학적 방법으로 1500년전 인골을 수습했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3차원 정밀 스캔 등 첨단과학기술은 물론, 영화의 특수분장기법까지 총동원했다.
뿐만 아니라 DNA와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순장자 4명의 혈연관계와 식생활을 알아내었고, 방사성탄소연대측정으로 사망연대를 산출했다.
치아의 X-ray 사진은 사랑니가 아직 턱 속에 있어 16세 안팎의 나이임을, 어금니 등 여러 개의 충치는 심한 치통을 앓았음을 알려준다. 또한, 앞니에서 반복적으로 끊은 흔적이 보여 무엇을 만드는 작업을 했음이 규명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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