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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연방/불교용어

오방불번과 인로왕번

by 연송 김환수 2021. 12. 5.

오방불번(五方佛幡)과 인로왕번(引路王幡)

 

동서남북과 중앙의 방위에 거는 오방불번은 일반 법회 때 사용한다.

불전(佛展)의 장엄을 위하여 법회 시 기둥이나 당간 혹은 탑 상륜부에 매달아서 많은 이들이 보고 느껴 불교에 귀의하도록 하는 효과를 주었다. 법회의 성격에 따라 독특한 번을 사용하는데 가운데 쓰인 문구로 구분이 가능하다.

 

1. 南舞 西方 極樂世界 阿彌陀佛 (나무 서방 극락세계 아미타불) / 서쪽에 거는 번(幡)

통도사 소장 - 조선말기

2. 南無 南方 歡喜世界 寶勝如來佛 (나무 남방 환희세계 보승여래불) / 남쪽에 거는 번(幡)

통도사 소장 - 조선말기

3. 南無 中方 華藏世界 毘盧遮那佛 (나무 중방 화장세계 비로자나불) / 중앙에 거는 번(幡)

통도사 소장 - 조선말기

4. 南無 東方 滿月世界 藥師如來佛 (나무 동방 만월세계 약사여래불) / 동쪽에 거는 번(幡)

통도사 소장 - 조선말기

5. 南舞 北方 無憂世界 不動尊佛 (나무 북방 무우세계 부동존불) / 북쪽에 거는 번(幡)

통도사 소장- 조선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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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장엄물 번(幡)

 

부처와 보살의 무한한 공덕을 나타내는 불구(佛具)의 하나로 깃발과 형태가 비슷하다.

 

불전의 기둥이나 당간(幢竿)에 매달아 세우거나 천개 또는 탑 상륜부에 매달아 놓는데 중생들이 이를 보고 불교에 귀의할 마음을 먹도록 하려는 의도로 세운다.

 

천은 오방색으로 청색·황색·적색·백색·흑색을 사용하는데 고대의 것은 전하는 것이 없어 형태를 알 수 없고 조선후기의 것만 전한다.

 

법회의 성격에 따라 독특한 번을 사용하는데, 인로왕번(引路王幡)은 천도재 때 사용하고, 오방불번(五方佛幡)은 일반 법회 때 사용한다.

 

오방불번은 동서남북과 중앙의 방위에 거는 번이다.

중앙에는 비로자나불번, 동쪽에는 약사불번, 서쪽에는 아미타불번, 남쪽에는 보성불번(寶性佛幡), 북쪽에는 부동존불번(部動尊佛幡)을 건다.

 

각 방위에 따라 바탕 색상이 다르다.

중앙의 비로자나불번은 황색 천을 사용하고, 그 중앙에 ‘나무중방화엄세계비로자나불’이라는 붉은 글씨를 쓴다.

약사여래불번의 바탕색은 청색이며, 아미타불번은 백색이다.

아미타불번 중앙에는 ‘나무서방극락아미타불’이라는 글씨를 검은색으로 쓴다.

보성불번은 붉은색 바탕에 ‘나무남방환희세계보승여래불’이라는 글씨를 흰색 또는 청색실로 수를 놓고, 부동존불번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이나 황색으로 ‘나무북방무우세계부동존불’이라는 문구를 넣는다.

 

천도재 사용 인로왕번(引路王幡)

 

인로왕보살 (引路王菩薩)은 죽은 이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보살이다.

사찰에는 죽은 사람이 타는 가마인 영가를 놓는 영가단이 있는데, 그 뒷편에 감로탱화가 걸려 있다. 인로왕보살은 이 탱화 속에 등장하며 관세음보살·지장보살과 함께 죽은 이를 극락으로 인도한다.

 

인로왕보살 -범패박물관

이 보살을 수용하여 영혼을 인도하는 의식은 당나라 때 성행하였으며, 고려 때 활발하였다. 현재는 49재나 우란분회 때 죽은 사람을 극락으로 인도해 줄 것을 기원하며 나무대성인로왕보살(南無大聖引路王菩薩)이라고 쓴 기를 사찰에 세운다.

 

나무대성인로왕보살 번 -통도사 성보박물관

인로왕번은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해 주는 안내자로 죽은 자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이 깃발을 앞세운다. 인로왕번은 상여에 앞서 가는데 인로왕번 양쪽에 큰 매듭을 달아 위엄 있게 장식한다.

 

인로왕번(引路王幡)은 사십구제 때 죽은 사람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한다는 인로왕 보살을 모시고 나가는 깃발이며, 번(幡)인 깃발 하나에 다양한 매듭이 여러 개 맺어져 있다.

인로왕번(引路王幡)은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보살을 상징한다.

 

위의 오방불번(五方佛幡)은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번과 같은 내용으로 바탕색과 글자색만 달리 했는데 범어사 내원암에서 찍은('21.11.28) 사진이다. 오방불번에 대하여 정해진 규정이 전해진 것이 없는 듯 하다.

 

극락(極樂)이란 아미타 부처님의 원력에 의해 세워진 불국토를 말하는데, 극락세계는 사바세계(娑婆世界)와 대립되는 말로, 온갖 죄악이나 괴로움이 없는 청정하고 평안하며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곳이다.

 

극락(極樂)은 불교의 사후세계로서, 특히 정토교에서 중시하는 곳으로 불교의 여러 불국토 중 서방에 있다고 전해진다.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전 세운 48대원에 의해 생겼으며, 지금도 아미타불은 이 곳에서 설법을 하고 있다고 경전에 나온다.

 

극락세계에 대한 명칭을 극락정토(極樂淨土)라 하고, 혹은 서방정토, 극락국토, 안락국토, 안락정토, 안락세계, 안양국(安養國), 안락국(安樂國), 안양정토 등 많은 이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화엄경》에서 아미타불은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중생을 보살피고 계시는 부처님으로 표현되며, 극락세계는 시방정토(十方淨土) 그 자체가 극락세계입니다. 그리하여 극락세계는 화장세계의 한 표현이며, 아미타불은 열반에 드시지 안하고 온 우주를 정토로 나타내시는 부처님을 아미타불로 모시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화엄종 사찰에서 아미타불을 모신다고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큰 것이다.

 

범어사 오방번(梵魚寺 五方幡) /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8호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4호. 소재지 :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상로 65번길 7 소림사(초량동). 번은 깃발과 비슷한 형태로 불전을 장엄하기 위하여 불전 내의 기둥이나 법회가 진행될 때 당간에 매달아 뜰 가운데 세우거나 혹은 천개나 탑의 상륜부에 매달아 높은 곳에서 나부껴 사람들을 불교에 귀의하게 하는 효능을 지닌다.

 

부산 소림사 오방번(少林寺 五方幡)

 

소림사 오방번은 인로왕보살번(引路王菩薩幡)과 오방번인 비로자나불번(毘盧遮那佛幡), 약사여래불번(藥師如來佛幡), 아미타불번(阿彌陀佛幡), 보승여래불번(寶勝如來佛幡), 부동존불번(不動尊佛幡) 등 모두 6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구성이 완전하게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번의 형태인 번두(幡頭), 번신(幡身), 번수(幡手)로 구성되어 있다.

 

정확한 제작년도와 제작자는 알 수 없지만, 바느질에 재봉틀을 사용한 점과 고종 당시 궁중하사품인 점을 감안하면 대한제국 시기인 1900~1910년경 궁인(宮人)들에 의해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유물이다.

 

소림사 오방번은 대한제국 당시 왕실원품(王室願品)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불교 장엄구(莊嚴具) 연구와 불교 행사 및 의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며, 직물사적으로도 중요한 유물이다.

 

오방번(五方幡)

 

南無中方華藏世界 毗盧遮那佛 唯願大慈接引 新圓寂某靈駕

나무중방화장세계 비로자나불 유원대자접인 신원적모영가

 

黃琉璃世界中 歸命毗盧遮那佛

황유리세계중 귀명비로자나불

 

南無東方滿月世界 藥師琉璃光佛 唯願大慈接引 新圓寂某靈駕

나무동방만월세계 약사유리광불 유원대자접인 신원적모영가

 

靑琉璃世界中 歸命藥師尊佛

청유리세계중 귀명약사존불

 

南無南方歡喜世界 寶勝如來佛 唯願大慈接引 新圓寂某靈駕

나무남방환희세계 보승여래불 유원대자접인 신원적모영가

 

赤琉璃世界中 歸命寶勝如來佛

적유리세계중 귀명보승여래불

 

南無西方極樂世界 阿彌陀佛 唯願大慈接引 新圓寂某靈駕

나무서방극락세계 아미타불 유원대자접인 신원적모영가

백유리세계중 귀명아미타불

白琉璃世界中 歸命阿彌陀佛

백유리세계중 귀명아미타불

 

南無北方無憂世界 不動尊佛 唯願大慈接引 新圓寂某靈駕

나무북방무우세계 부동존불 유원대자접인 신원적모영가

 

黑琉璃世界中 歸命不動尊佛

흑유리세계중 귀명부동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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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재 (薦度齋)

 

천도재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49재이고 그밖에도 100일재·소상·대상 등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7일째 되는 날부터 49일째 되는 날까지 매7일마다, 그리고 100일째와 1년째, 2년째 되는 날 모두 합하여 10번 명부시왕으로부터 한번씩 심판을 받는다.

이 중에서도 49재를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죽은 지 49일째 되는 날이 명부시왕 중 지하의 왕으로 알려진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49재만큼은 꼭 치렀다.

 

의식절차에 따라 상주권공재(常住勸供齋)와 각배재(各拜齋)·영산재(靈山齋)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상주권공재가 가장 기본적인 의식이며, 여기에 명부시왕에 대한 의례를 더한 것이 각배재이고 번화신앙을 가미한 것이 영산재이다. 특히 영산재는 의식이 장엄하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사찰의 명부전에서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