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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추사 김정희

도덕신선(道德神僊), 침계(梣溪) - 추사 김정희

by 연송 김환수 2020. 2. 28.

도덕신선(道德神僊)


도덕신선(道德神僊)은 "도와 덕을 갖춘 신선" 이라는 뜻이다.

 

침계 윤정현이 판서에 오르자 추사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도덕신선'이라는 횡액글씨를 선물했다.

 

공송침계상서(恭頌梣溪尙書)라고 침계 상서(판서)를 받들어 칭송함" 이라는 제(題)까지 써주었는데 도학으로는 최고의 경지라는 뜻의 최고의 찬사였다 


그러나 속 뜻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백수라는 은유 동해낭환(東海琅嬛)의 명호였다.

낭환은 낭환복지(琅嬛福地)’의 준말로 선도에서 천제(하느님)의 책들이 가득 쌓여있는 도서관을 말한다. 하느님의 서재인 셈이다.

복지는 복받은 땅이니 책을 무한대로 볼 수 있는 천국이라는 얘기이다. 벼슬에 나아가지 못한 할 일 없는 백수를 지칭한 것이다.


도덕신선(道德神僊) 공송침계상서(恭頌梣溪尙書) 동해낭환(東海琅嬛)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19세기, 종이에 먹, 32.2×117.4cm, 개인 소장



도덕신선(道德神僊)은 "도와 덕을 갖춘 신선"이고, '공송침계상서(恭頌梣溪尙書)'는 삼가 침계의 상서 즉 판서를 칭송한다는 뜻이며, '동해낭환(東海琅嬛)'의 낭환(琅嬛)은 낭환복지(琅嬛福地)의 줄인말로 도가에서 하느님의 서재라는 뜻이다.

 

동해낭환(東海琅嬛)의 속뜻은 추사는 벼슬에 나가지 못하고 책만 마음대로 볼 수 있는 백수라는 이야기를 빗대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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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계(梣溪)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침계는 가로 현판 글씨 중 명품으로 꼽히는 글씨이다.

침계 윤정현의 부탁을 받고 쓴 글씨로 완성까지는 30년이나 걸렸다.

예술적인 완성을 위해 추사가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 잘 보여주는 글씨이다.


침계(梣溪) - 추사 김정희, 간송미술관 소장 


침계의 제발(題跋)은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梣溪' 以此二字轉承疋囑, 欲以隸寫, 而漢碑無第一字, 不敢妄作, 在心不忘者, 今已三十年矣, 近頗 多讀北朝金石, 皆以楷隸合體書之, 隋唐來陳思王, 孟法師諸碑, 又其尤者, 仍仿其意, 寫就, 今可以報 命, 而快酬夙志也. 阮堂幷書.

침계' 이차이자전승필촉, 욕이예사, 이한비무제일자, 불감망작, 재심불망자, 금이삼십년의, 근파 다독북조금석, 개이해예합체서지, 수당래진사왕, 맹법사제비, 우기우자, 잉방기의, 사취, 금가이보 명, 이쾌수숙지야. 완당병서. 


윤정현은 삼학사인 윤집의 후손으로 침계는 그의 호이다.

51세의 나이로 출사해 성균 대사성, 홍문관제학, 황해도 관찰사를 거쳐 병조판서에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문장과 글씨에 뛰어나며 금석학에도 조예가 깊다.

 

추사는 1851년 7월 22일 북청으로 유배의 명을 받았고. 윤정현은 그 해 9월 16일 함경감사로 명을 받았다.

 

침계가 판서에 오르자 추사는 축하 문구 ‘도덕 신선(道德神僊)’ 을 선물해준 일이 있었다.

 

‘공송침계상서(恭頌梣溪尙書) ’삼가 침계 상서(판서)를 칭송하다‘라는 제(題)까지 써주었다. 도덕신선(道德神僊)은 ’도와 덕을 갖춘 신선‘이라는 뜻이다.

 

추사의 후배이자 제자이지만 침계 글씨를 보면 그와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그였기에 추사에게 윤정현의 감사 부임은 뜻밖의 소식이었고 반가운 일이었다.


침계(梣溪) 이 두 글자를 부탁받고 예서로 쓰고자 했으나, 한비에 첫째 글자가 없어서 감히 함 부로 쓰지 못한 채 마음 속에 두고 잊지 못한 것이 어느새 30년이 지났다.   

요즈음 자못 북조 금석 문을 꽤 많이 읽었는데, 모두 해서와 예서의 합체로 되어 있다.

수당 이래의 진사왕이나 맹법사비 와 같은 비석들은 더욱 뛰어났다. 그래서 그 필의를 모방하여 썼으니, 이제야 부탁을 들어 쾌히 오래 묵혔던 뜻을 갚을 수 있게 되었다.

완당 김정희 짓고 쓰다.


부탁을 받고 30년 후라니. 여러가지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추사의 예술에 대한 고뇌가 어떠했는지 이 글씨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들 사이의 돈독한 신뢰가 ‘침계’와 같은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제발 題跋

 

서적이나 비첩(碑帖), 서화 등에 쓰이는 제사(題辭)와 발문(跋文). 서화권(書畵卷)이나 첩책(帖冊)에 그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기록을 적은 것이다.

 

앞에 쓰이는 것을 제(題) 또는 제사라고 하고 뒤에 쓰는 것을 발(跋) 또는 발문이라고 하지만 흔히 제발이라 통칭되는 경우가 많다.

발(跋)'의 내용은 책이나 그림, 글씨의 내용에 관한 것 또는 펴낸 데 따른 관련 사항 등 다양하다.

 

제발(題跋)은 그림의 여백에 작품의 제작배경, 감상, 그림평 등을 기록한 것이다.

그림 속에 낙관 이외에 쓴 글을 제발(題跋)이라고 하는데 제발의 '제'는 원래 서적이나 글씨, 비첩의 앞 쪽에 쓴 글(title)을 말하고, 뒤쪽에 쓰인 것은 '발'이다.

 

그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림 내용이나 제작에 관한 경위 등을 적은 글을 가리키게 되는데 제발은 화가 자신 이외에도 여러 사람이 쓸 수 있다.

 

제발 가운데 시의 형식으로 쓴 것을 제시(題詩)라고 하는데 제시는 보통 그림을 감상한 사람이 그 느낌과 감정을 시로 읊어 쓴 것이 대부분이다.

 

그림 속에 시를 포함한 제발이 빈번하게 들어가게 된 것 명나라 이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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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窓多明(소창다명) - 추사 김정희


小窓多明(소창다명) : 작은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면,

使我久坐 (사아구좌) : 나로 하여금 오래동안 앉아있게 한다.

七十二鷗草堂 (칠십이구초당) : 추사의 다른, 갈매기가 많은 강상의 초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