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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방/로봇(robot), IT

천재 해커들, 국정원 가기 꺼려

by 연송 김환수 2015. 7. 25.

'사이버전사' 천재 해커들, 국정원 가기 꺼려

 

[사이버 戰爭] 해킹과 무관한 일 시키거나 정식 입사 직원과 승진 차별 '차세대 톱 해커' 이정훈, 국정원 대신 삼성 선택

 

조선비즈 | 성호철 기자 | 입력 2015.07.25. 03:06 | 수정 2015.07.25. 04:27

 

사이버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해커다. 사이버전은 그 특성상 최고 수준의 해커 한 명이 수백명의 해커 부대와 맞서 비등한 전쟁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해커는 병역 특례 중인 이정훈(22)씨로 알려져 있다.

 

2년 전 세계적인 해커들이 참가하는 해킹 올림픽 '데프콘'에서 3위를 차지, 세계 해커계에 이름을 알렸다. 3월 구글(웹브라우저 크롬애플(사파리마이크로소프트(익스플로러11)를 차례로 모두 해킹했다.

 

이전까지 십여명씩 모인 세계 최고 해킹팀도 해내지 못한 일을 단독으로 뚫어 화제가 됐다. 이정훈씨가 뚫은 해킹 경로는 구글 등에 전달돼 취약점을 보완하는 데 쓰였다.

 

해킹계에선 '차세대 세계 톱 해커 후보 중 1'으로 꼽힌다. IT 업계에선 올 10월 병역 특례가 끝나는 이씨를 영입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이 나섰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이씨는 결국 삼성에 입사하기로 했다.

 

 

사이버 전쟁의 최전선인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정보원은 이씨와 같은 최고 수준의 화이트 해커(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는 선의의 해커)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15년 차 해커인 심준보씨는 "사이버사령부에 소속된 해커 부대 500여명은 해커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된 해커로 볼 수 없다""이미 만들어진 해킹 도구를 활용해 공격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커들이 정부로 가길 꺼리는 이유는 사이버사령부·국정원과 같은 일선 부처에선 사이버전()의 핵심 전력이 해커라면서도 입사하면 해킹과 상관없는 업무를 맡기거나 정식 입사한 직원과 차별하기 때문이다. 한 해커는 "국정원 같은 데서 일해봐야 어차피 우리 같은 해커는 승진도 잘 안 된다"고 했다.

 

급해진 정부는 최근 화이트 해커 육성 계획을 내놨다. 실력이 뛰어난 해커 영재의 경우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고대 사이버국방학과 등 3개 주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사이버국방대학을 졸업하면 장교로 임관, 7년간 의무 복무토록 해 사이버 전력의 중추를 맡긴다는 것이다.

 

사이버국방학과 김승주 교수는 "군에 복무할 때도 단지 초급 장교라는 계급에 국한돼 단순 반복 업무만 시킬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충분한 자극이 되도록 다양한 과제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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