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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방/로봇(robot), IT

일본 로봇 "도로보쿤" 도쿄대 응시

by 연송 김환수 2014. 11. 6.

일본 로봇 "도로보쿤" 도쿄대 응시

 

2014.11.3일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일본의 인공지능 로봇 '도로보쿤(ロボくん)'이 최근 전국 대학입시 모의시험에서 도쿄대에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도로보쿤은 전국 581개 사립대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72개 대학에는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로봇 도쿄대 응시라는 대단한 기록을 만들어낸 '도로보쿤'은 일본의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이 '인공지능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개발된 로봇으로 알려졌다. 이 로봇의 최종 목표는 바로 도쿄대 입시 합격인 것이라고 아사히 신문은 덧붙였다.

 

사진출처 : 영화 `로봇G" 스틸컷

 

도로보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벌써 2년째 모의시험에 응시했다. 영어, 국어, 수학 2과목, 세계사, 일본사, 물리 등 7과목의 합계 점수는 900점 만점에 386점으로 지난해 365점에 비해 21점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어 성적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 이는 개발팀이 1000억 개의 단어가 집적돼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휴대전화 회사가 개발한 앱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로봇의 영어능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200점 만점인 영어시험에서 도코보쿤은 지난해 거둔 52점이라는 성적의 두 배에 가까운 95점을 얻었다. 하지만 일본 로봇 도쿄대 응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물체의 운동과 관련된 물리시험에서 물체를 크기가 아니라 단순한 점으로 취급하는 등 부족한 부분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본 로봇 도쿄대 응시, 신기하다", "일본 로봇 도쿄대 응시, 완전 똑똑하네", "일본 로봇 도쿄대 응시, 과학의 발전은 정말 끝이 없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연구팀은 도로보쿤의 인공지능 능력을 계속 키워 도쿄대에 합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완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이 푸는 문제를 로봇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양식으로 변환한 뒤 이를 사람을 통해 입력시키고 나서 도로보쿤으로 하여금 풀도록 하는 방식으로 모의시험을 치렀다.

 

언어처리, 기계번역, 지식처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이나 교과서 등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일반 수험자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은 연결할 수 없도록 했다. 시험시간도 일반 수험자와 똑같이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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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대학생

 

국제신문 262014-11-04

김찬석 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로봇이 얼마나 진화했는가 하는 것은 결국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가에 있다. 진화 과정에서 인간과의 비교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 결과 체스 세계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가 1997IBM의 체스컴퓨터 '딥 블루'에 졌다. 딥 블루의 후손인 IBM'왓슨'2011년 미국의 유명 TV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쟁쟁한 인간 챔피언들을 물리치고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일본국립정보학연구소가 2011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로봇을 도쿄대에 입학시키기' 프로젝트도 이와 유사하다. '도로보 군(ロボくん)'으로 불리는 이 로봇은 개발 3년째인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대입 수능 모의고사에 응시했다. 세계사, 일본사, 수학1, 고전문학, 물리 순으로 성적이 좋았고, 국립대는 아직 무리지만 중하위권 사립대 403곳 중 80%에 합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달 초 치른 올해 수능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더 올랐다. 중상위권까지 포함한 사립대 581곳 중 80%에 합격 가능하다. 목표인 '2021년 도쿄대 입학'이 훨씬 앞당겨질 것 같다.

 

이 프로젝트는 도쿄대에 입학할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로봇을 과연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이제는 입학이 문제가 아니다. 도쿄대생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영화나 소설에서 로봇은 종종 적()으로 묘사된다. 이런 두려움은 아이작 아시모프가 이미 1950년에 SF소설 '아이 로봇(I, Robot)'에서 예견한 바 있다. 로봇의 3원칙이다. 로봇은 인간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도로보 군이 도쿄대 수험생의 적이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일본의 연구 환경이 부럽다. 로봇을 일본 최고대학에 보내겠다는 기발한 발상이 나오고, 그를 위해 일본 사회가 힘을 합치는 풍토다. 이 프로젝트에는 나고야대, 도후쿠대, 교토대 등 대학과 후지쓰, 일본IBM, 일본유니시스 등의 관련 기업은 물론 베네세 코포레이션, 도쿄서적, 이와나미서점과 같은 교육출판 기업과 대학입시센터, 국립국어연구소까지 연구원 39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노벨상이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나저나 도로보 군과 같은 로봇이 실제로 등장할 수 있을까. 신학기 첫 등교를 했는데 옆에 앉은 친구가 알고 보니 로봇이라면. 공상이 아니다. 일본의 사례를 보니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