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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수필 등

파자(破字)로 알아보는 옛날의 연서(戀書)

by 연송 김환수 2011. 7. 12.

 

파자(破字)로 알아보는

     옛날의 연서(戀書)

 

 

한 총각이 명문의 규수에게 반하여

상사병이 날 지경이어서,

매파를 보내 보았는데,

 

규수로부터 의외의 반가운 연서

(戀書)를 받았습니다.

 

그 명문의 규수는 총각의 지혜와 실력을 시험 해 보고자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 문장은 파자로 읽어야 뜻이 통합니다.

 

잠상기유산 (岑上豈有山)

호하갱무천 (昊下更無天)

액중반월횡 (腋中半月橫)

목변양인개 (木邊兩人開)

 

잠(岑)자 위에 어찌 산(山)이 있느냐(岑上豈有山)는 今자가 되고,

호(昊)자 아래에 다시 천(天)이 없으니(昊下更無天) 日자가 되고,

액(腋)자의 반인 月자를 떼어버리면(腋中半月橫) 夜자가 되고,

나무(木) 곁에 두 사람이 벌려 서면(木邊兩人開) 래(來)자 인지라,

 

결국 "오늘밤에 오십시오(今日夜來)"라는 뜻이었습니다.

 

총각이 이를 겨우 해석하여 알아차리고, 얼씨구나 하며 곧 해답을

보내기를,

 

사선하구(四線下口)

우각불출(牛角不出) 이라 써서 답신을 보냈답니다.

 

네 개의 선 아래 입구(口)는 (四線下口) 言자가 되고,

소의 뿔이 나오지 않았다(牛角不出)은 午자가 되니,

 

합쳐서 허락할 허(許)자를 만들어, 곧 "좋아요" 하는

회답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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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 일화 또 한가지

 

左糸右糸中言下心 - 글자 모두를 조합 해 보면 사모할 연(戀)이

됩니다.

 

國無城의 파자- 국(國)에서 성(城)이 되는 구(口)를 없애 버리면,

혹(或)이 됩니다.

 

月入門의 파자 - 월(月)이 문(門)에 들어오면(입(入),

                        한가한 한(閒)이 됩니다.

 

二日二時의 파자 - 2일과 2시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50십이니

                          오십시오.

 

파자의 풀이 답 = 戀, 或閑五十時요 = 사모합니다.

                        혹 한가하시면 오십시오.

 

일설에, 어느 기생의 연서라고도 하고, 어떤 유식한 아녀자가 외지에 있는 남편에게 아주 짤막하고 뜻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보내 왔는데, 그 남편 글 내용을 한참 뜯어보고 알아 차렸다는 파자 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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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 일화 또 한가지

 

어느 총각이 장가를 들었는데, 첫 날 밤에 신부에게 나이를

물으니까,

 

그 신부, 대답하기를

 

남산유전변토락(南山有田邊土落) =

                      남산에 있는 밭에서 흙이 떨어지고,

 

= 전(田)에서 변두리 구(口) 떨어뜨리니 십(十),

 

고목유구조선비(古木有鳩鳥先飛) =

                      고목에 비들기가 있는데 새가  먼저 날아갔오.

 

= 비들기 구(鳩)에서 새(鳥)가 먼저 날아가(飛)버렸으니,

   구(九)가 됩니다.

 

그래서 그 신부의 나이를, 열아홉(19)살이라고 대답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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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 일화 또 한가지 

 

하루는 친구(김삿갓)가 친구의 집에 놀러갔습니다.

 

어느새 점심때가 되여 주인이 마누라더러 하는 말이

<인랑복일 = 人良卜一 =식상 = 食上 = 밥상 을 올리시오>.

 

이에 마누라의 눈길이 곱지 않게 돌아가더니

<월월산산 = 月月山山 = 붕출 = 朋出= 친구가 가거든…>하였답니다.

 

이 말은 듣던 친구가 무안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해서 파자 문자를

쓰기를,

 

<견구화중 = 구종 = 狗種 = 개종자로다> 라고 했답니다.

 

이에 마당가에서 일하고 있던 머슴도 우스워서 문자를 쓸 생각이

나서 중얼거리기를,

 

<정구죽천 = 丁口 竹天 = 가소 = 可笑 = 가소롭도다>. 라고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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