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핵 대피시설을 갖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고급 빌라 ‘트라움하우스’가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3년 준공된 이 빌라의 지하에는 50여 명의 입주민이 한 달간 핵무기를 피해 생활할 수 있는 벙커(화생방 방공호)가 있다.
빌라의 시행·시공회사인 대신주택의 안내를 받아 11일 이곳을 찾았다.
빌라는 입구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빌라에 들어서도 보안카드가 없으면 이동할 수 없다. 벙커에는 빌라 주민들만 대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하 4층으로 내려가 보니 육중한 문이 버티고 서 있었다. 철제문 위에 강화 콘크리트를 덧바른 이 문은 무게가 1t이 넘고 두께도 일반 벽(18cm)의 4배가 넘는 80cm. 핵 폭풍에 따른 열과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벙커에는 40여 평의 공간에 3층짜리 간이침대 20여 개, 화장실 2칸, 식량 창고 등이 마련돼 있었다. 발전기도 있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해 손으로 기구를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벽체 곳곳에는 방사능 오염물질과 핵먼지(낙진) 등을 걸러내는 필터와 공기순환시설도 설치돼 방독면을 쓰고 있는 효과를 낸다.
이 정도면 1945년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자폭탄 15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이상의 위력도 견딜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채건호 대신주택 전무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발표를 하자마자 시설을 다시 점검했다”며 “분양 당시 특히 전쟁을 경험했던 6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트라움하우스는 3개 동에 180∼240평형 18채가 있으며 대기업 임원,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연예인 등이 살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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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핵 대피시설까지…최고가 트라움하우스를 벗긴다
정답은 서울 서초동 서리풀공원 인근에 위치한 고급빌라인‘트라움하우스’다.
대신주택이 시공한 트라움하우스는 지난 2003년부터 5년 연속 공동주택 전국
최고가 신화를 이어가며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부자들만의 고급빌라인 탓에 트라움하우스는 일반인들에게 쉽게 공개되지 않는‘베일 속에 가려진 궁전’으로 알려져 있기로 유명하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지난 92년 첫 삽을 뜬 트라움하우스는 총 4개 단지, 72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차(90평형·16가구)와 2차 단지(100평형·19가구)에 비해 2002년 지어진 3차 단지(163∼185평· 19가구)와 2003년 완공된 5차 단지(171∼230평·18가구)가 최고가 빌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올 1월 1일 기준으로 5차 트라움하우스 230평형은 지난해 보다 10억원 더 오른 50억4000만원의 공시가를 기록해 5년 연속 전국 최고가 공동주택 자리를 지켰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트라움하우스 3차 전용면적 83평형이 45억원으로 상반기 공동주택 최고가 기록으로 또 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최고가에 걸맞게 트라움하우스 내부를 알면 입이 쩍 벌어진다. 독일어로‘꿈의 집’이란 의미의 트라움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넓은 주거공간과 내부시설. 180평의 경우 방만 8개에 화장실이 4개, 주방과 화장실이 별도로 갖춰져 있는 방도 여럿 있다.
집안 구석구석에는 수입가구들로 채워져 있다. 바닥재로 사용한 대리석과 침대는 이탈리아산이며 식기세척기와 싱크대는 독일산. 여기에 일본제 120인치 PDP TV와 미국산 스팀사우나에 지문인식형 엘리베이터까지 갖춰져 있다.
많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대형 테이블과 홀이 있고 일하는 모습이 손님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서빙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도 따로 마련돼 있다. 메이드룸(일하는 사람이 머무는 방)을 따로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이다.
가구당 차량은 6대까지 주차할 수 있고 집집마다 전용 엘리베이터와 로비가 설치돼 있다.
방 8개·화장실 4개·주차는 가구당 6대
트라움하우스에서 또 하나 매력적인 공간은 시크릿 룸(비밀의 방)으로, 1.5층 높이에 작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혼자 은둔할 수 있는 방이 그곳이다.
하지만 트라움하우스만의 가장 큰 혜택을 꼽으라면 단연 핵폭탄의 위험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는‘안전성’이다.
지하 4층에 위치한 핵 대피시설을 보면 강화 콘크리트를 덧바른 1t이 넘는 무게의 출입문(방폭문)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 문은 1m 높이에서 300t의 압력을 가해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대피소 내 방폭벽 역시 두께만 일반 벽(18cm)의 4배가 넘는 80cm로 핵 폭풍에 따른 열과 압력을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2개의 방폭문을 지나면 핵 피해 시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벙커(화생방 방공호)가 눈에 띈다. 40여 평의 이 벙커에는 3층짜리 간이침대 20여 개와 화장실 3칸, 식량 창고 등이 준비돼 있다. 여기에 발전기도 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해 손으로 기구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벽체 곳곳에는 방사능 오염물질과 핵먼지(낙진) 등을 걸러내는 가스필터와 공기순환 시설이 있어 대피 시설 전체가 방독면을 쓰고 있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낙진 걸러내는 필터, 7.0 강진에도 든든
트라움하우스 최초 분양 당시 대신주택 측은“이 벙커에는 빌라 입주민 50여 명이 한 달간 핵 폭발을 피해 생활활 수 있다”며“필터의 경우 수명이 5년 이상이기 때문에 식량만 조달된다면 충분히 더 이상도 버틸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트라움하우스가 재난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지진에서 견딜 수 있는 면진구조다.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트라움하우스의 면진구조는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중 최악의 피해를 가져온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리히터 규모 7.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강한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지 가늠된다.
트라움하우스에 적용된 면진구조는 적층고무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강한 지진파가 전달되면 건물 하부를 떠받치고 있는 고무가 늘어나면서 충격을 흡수한 뒤 탄성으로 인해 다시 건물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라움하우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저택형 빌라에 맞게 입주자의 신원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24시간 경비업체에서 빌라 입구를 통제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고 거주자 역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트라움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주변의 목소리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기업체 대표(주로 제약회사 사장)나 외국 기업인, 고소득 자영업자, 국회의원 등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면 다치는 트라움하우스?’》
입구에는 트라움하우스 3차와 5차 단지를 통째 관리하는 S경비업체 직원 둘이 외부인의 통행을 막고 있었고 빌라 뒤쪽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집 내부는커녕 외관도 전체를 다 보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대신주택 측은 현재 언론이나 외부 홍보기관을 통한 홍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트라움하우스 홈페이지조차 5차 단지의 분양이 시작된 2003년 이후로는 업데이트가 돼 있지 않다.
간혹 주택구매자가 부동산을 통해 나온 매물을 보고 집 구경을 하러 가려고 해도 주민등록번호나 명함 등 개인 신분을 조회한 후에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어떤 경우는 구매자의 은행잔고를 확인해야 집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김진욱 기자(action@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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