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님께서 오류를 지적해 주셔서 수정을 가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병백원권
21. 낙찰가: 약 $1230
세 번째 병백원입니다. 이 물품 역시 긴가민가하게 만드는 점이 있습니다. 견본 글씨가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 했던 사각형 테두리로 둘러쌓인 점, 그리고 천공이 예외적으로 크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것만으론 이 물품이 가품 견양권이다라고 할 결정적인 증거가 안 됩니다. 그럼 진품이라고 할 만한 증거는 뭐가 있을까요? 이런 점 때문에 선후배님들의 의견을 여쭙고자 합니다. 정말 이렇게 조선은행 견양권에 variety가 많았을까요?
다음은 이후 발행한 조선은행권 견양권입니다.
신오원권
22. 낙찰가: 약 $450
23. 낙찰가: 약 $430
위 두 물품이 같은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번 출회되어 비슷한 가격으로 낙찰되었습니다. 일단 PMG의 등급을 받은 것인만큼 가품일 가능성은 없으나 여기서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은 PMG같은 등급회사가 견양권의 진위도 가려 주는지 알고 싶습니다. 위 견양권이 가짜라고 해도 지폐자체는 진품이니 만큼 PMG에서 진품이라고 인정한 것인지 아니면 견양권인 것도 진품이라고 인정한 것이지 궁금하네요. 제 생각엔 PMG가 자기 회사 이름을 걸고 specimen이라고 썼다는 것은 그 진위도 가린다는 말인데 그럼 PMG가 견양권에 대한 데이타베이스도 확실하게 있다는 말인가요? 일단 이전 견양권과의 차이는 비로소 견양(見樣)이라고 표기를 했다는 점이며 천공은 볼 수 없고 또한 기호도 {1}로 고집하지 않고 {4}로 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건 이 신오원권이 49년에 발행되었고 앞서 말한 병백원권이 46년에 발행되었으니 불과 3년의 차이가 있다는 말입니다. 위 물품 21번을 보면 견본이 사각형 테두리 안에 있으며 기호가 {4}라고 해는데 이 신오원들도 유사한 형태를 보입니다. 따라서 이 22, 23이 진품이라면 위 21번도 진품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4. 낙찰가: 약 $360
이 물건도 상당히 고가에 낙찰되었는데 앞서 물품들이 진품이라면 이 물품의 진위 또한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요.
(2) 한국은행권
한국은행권의 경우 그 시기와 다양한 권종을 생각할 때 그다지 조선은행권만큼 견양권이 많이 보이지는 않더군요. 특히나 최근 들어 나라가 안정되고 한국은행과 조폐창이 엄격히 관리를 해서인지 최근 몇 십년간 발행한 지폐의 견양권은 특히 보기 힘들더군요. 지금부터 소개할 물품들은 모두 진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중간 중간 정말 진품일까 생각케 하는 놈들도 있습니다.
광화문 백원
25. 낙찰가: 약 $160
이 권종은 또 다시 앞서와는 다르군요. 일단 見本으로 되돌아 섰으며 천공이 네 개 액면가 주위로 있으며 기호는 {60}이군요. 한 가지 여기서 생각해 볼 게 만약 기호가 {0}이었다면 그 낙찰가가 훨씬 높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 놈 역시 진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낙찰가가 그다지 높질 않은 걸 보면 비교적 시중에 많이 있거나 혹은 구매자들이 의심을 품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로 완미/미사용급은 $100에서 $150에 낙찰됩니다 (PMG 등급으로 65가 두 번 $93과 $115에, 64가 $145에, 63이 $130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미제 오환
26. 낙찰가: 약 $260
27. 낙찰가: 약 $460
두 번 출회 되었는데 많이 차이나게 낙찰되었습니다. 26번은 테이프 자욱이 있었고 27번은 없었습니다. 이 놈들이 절 고민케 하던데 왜냐면 SPECIMEN이란 도장빼곤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위 두 지폐에서 통일되게 찍혀있긴 하지만 한 사람 (혹은 한 집단)이 가품을 만들었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가품 견양권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27번은 테이프 자욱도 없기에 더더욱 저 돈 주고 사기엔 증거가 부족하죠. 테이프 자욱이란, 저도 들은 거라 정확하진 않지만, 당시엔 견양권을 첩으로 만들어서 배포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첩을 만들 때 견양권을 테이프로 붙혀서 첩을 만들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테이프의 풀이 말라 붙으면 지폐를 찢지 않으면서도 첩에서 분리시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누런 테이프 자욱이 일종의 견양권이란 증거가 되는 거죠. 하지만 테이프 자욱조차도 비록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얼마든지 위조가 가능하니 결코 절대적인 증거는 못 되죠. 그래도 이 권종은 좀 낫습니다. 어차피 일련번호 없이 기번호만 있으니 <0>이 아니라는 것 외엔 특별히 트집을 못 잡겠네요. 하지만 다음을 볼까요?
미제 백원
28. 낙찰가: 약 $430
이 권종은 일련번호도 있습니다. 양면으로 SPECIMEN이라고 쓴 것 외엔 딱히 견양권이란 증거는 없습니다. 물론 앞면 좌측에 보면 뚜렷한 테이프 자욱이 있긴 하나 이것 역시 위조 가능한 점을 생각하면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않습니다. 일련번호가 “000...”도 아니요, SPECIMEN과 테이프 자욱은 위조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놈 역시 $430에 낙찰될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르는 뭔가가 또 있나요? 예를 들면 미제 시리즈엔 “000...” 견양권이 없다던지 아니면 SPECIMEN 도장이 생각만큼 위조가 쉽지 않다던지 말입니다.
신백환 백색지
29. 낙찰가: 약 $370
30. 낙찰가: 약 $560
이 놈들도 기호만 있는 권종인데 아쉽게도 기호가 {0}이 아니니 특별히 견양권이라고 할 만한 결정적인 점은 없습니다. 다만 SPECIMEN이란 도장이 선명히 찍혀 있으며 앞서 본 미제 백원과 그 필체가 똑같습니다. 누차 말했다시피 똑같은 필체의 스탬프는 얼마든지 위조가 가능하니 결정적인 증거는 안 됩니다만 잉크 재질은 시중에서 보기 드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 봅니다.
신천환
31. 낙찰가: 약 $960 (4290)
드디어 반갑게도 일련번호와 기호가 0으로만 된 물품이 등장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런 물건은 거의 100% 진품이 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후면에 000352라는 숫자도 보이는데 이 후면 숫자는 환권 이후의 견양권에서 흔히 보이는 숫자로 진품이란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 이 숫자가 뭘 뜻하는지 모르겠네요. 352장째 발행한 견양권이란 의미일까요?
신오백환
32. 낙찰가: 약 $860 (4291)
33. 낙찰가: 약 $1220 (4292)
위 두 물품은 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는 후면의 000071이란 숫자가 같기 때문입니다. 최초 구매자가 $860에 산 후 등급을 받아 $320의 이윤을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현명한 거래였죠?). 이 물품 역시도 기번호가 0으로 되어 있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게다가 위 32번 사진을 보면 좌측에 선명히 테이프 자욱이 보이며 33번 후면 설명에 보면 “마운트하다가 색깔이 변했네”라고 쓰여 있죠?
독립문 오십환
34. 낙찰가: 약 $643 (4291)
독립문 오십환은 일련번호 없이 기번호만 있는 권종인데, 이 물품은 착하게도 {000}으로 나온, 의심할 바 없는 진품 견양권입니다. 후면의 000071이란 번호로 판단했을 때 위 32번 물품과 같은 첩에 들어 있던 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 이 두 물품은 같은 셀러가 판매한 겁니다.
다 백원
35. 낙찰가: 약 $1560
36. 낙찰가: 약 $1300
위 두 물품도 역시 후면의 000235란 숫자로 보아 같은 물품인데 두 번 출회된 모양입니다. 의심할 바 없죠? “가가”에 “00000000”이니. 견양이란 글자, 가00000000가란 기번호, SPECIMEN 도장, 후면 숫자 등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최근 견양권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나 오백원
37. 낙찰가: 약 $1130
이 놈도 위 나 백원과 마찬가지로 있을 것 다 있는데 다만 견양이란 글씨와 SPECIMEN의 글씨체가 달라졌네요.
나 오십원
38. 낙찰가: 약 $490
꾸준히 이베이에 올라오고 기호별로 꾸준히 인기도 많은 팔각정 오십원입니다. 견양과 SPECIMEN, 그리고 후면의 0155란 숫자까지 다 좋은데 다만 기호가 -22-입니다. 제가 알기로 팔각정 오십원에는 기호 -0-도 존재합니다. 우리 카페의 한 회원분께서 올리셔서 감상할 기회가 있었죠. 그렇다면 이 놈은 진품일까요? 제 생각엔 진품이라 생각됩니다. 딱히 증거는 없지만 느낌상으로 그런 것 같네요. 다만 기호 -0-과는 가격 차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아마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상 기호 -22- 완미급은 이베이에서 $100 안팎으로 낙찰됩니다.
라 만원
39. 낙찰가: 약 $2000
현행권으론 보기 드문 견양권입니다. 시작가 $1999에 한 사람 입찰해서 낙찰된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쉽게 보이지는 않는 물건으로 생각됩니다. 견양이란 글씨체도 훨씬 세련되어 졌네요. 0000000가가가란 기번호가 참 아름답습니다. 물론 0000001가가가 보다는 못 하겠지만.
이렇게 이베이에 올라왔던 한국지폐 견양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금권 100원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같은 등급의 통용권보다는 높게 책정이 되며 고가의 물품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견양권을 살 경우엔 상당한 눈썰미와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제가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 것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1) 조선은행권의 경우 (1950년 이전)
1. 모든 권종에서 견양권이 존재했을까?
호조태환권이나 무존1000원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지폐의 경우 화폐개혁에 대한 법령이 공시될 때는 물론이고 도안만 바뀌어도 그에 관한 세세한 법령이 고시되어 견본권을 무슨 무슨 부서에 보낸다라고 밝힙니다.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화폐제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제가 자세한 사항을 알지 못 해 100% 단언은 할 수 없습니다.
2. 한 권종에서 다양한 도안의 견양권이 존재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가품이 아닐까 하고 소개했던 물건들을 예로 봤을 때 이 물품 중 몇가지가 진품이 맞다면 variety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물품들이 모두 가품이라 할 지라도 또 다른 도안의 견양권이 존재하지 않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존재한다면 얼마나 존재하며 그 variety에 의미가 있을까? 예를 들어 이런 디자인은 대장성에 보내고, 요런 디자인은 조선 은행장에게 보내고, 통용권으로 만든 임시 견양권은 최고급 관리가 아닌 중급 관리부서에 보내고...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3. 견양권의 수는 얼마로 파악될까?
전 모르지만 통용권의 경우 분명 조선은행권의 발행수는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 지폐의 경우 발행수는 물론이고 회수율 또한 비교적 통계로 잘 나와 있습니다. 조선은행권의 경우엔 정확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견양권의 경우 얼마나 찍었는지 통계가 있을까요? 물론 견양권은 통용이 목적이 아니기에 발행수를 기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많이 찍어봐야 경제에 영향은 미치지 않으며 당시에 견양권 같은 거 모아봐야 돈 될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지 않을 거기에.
4. 왜 조선은행 견양권은 동기간 일본 지폐 견양권에 비해서 시중에 많이 보일까?
동기간 제가 본 일본 지폐 견양권은 단 세 건입니다. 물론 만주 은행권이나 점령지 군표까지 하면 많이 있지만 적어도 일본 국내 통용을 목적으로 한 지폐의 견양권은 단 세 번이었습니다. 이 중 이등박문 1000엔권 (기번호가 A000000A로 되어 있었음)은 $8000에 판매하고 있는 경우였습니다. 다른 두 경우는 통용권에 천공 뚫고 견본이라고 가쇄한 경우였는데 같은 등급의 동종 지폐보다 약간 더 프리미엄이 붙더군요. 그 이외에는 인터넷 상의 사진조차도 구하기 힘들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경우는 첫째, 일본 국내의 경우 식민지인 조선보다 엄격한 제도를 시행해 견양권의 배포는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라는 겁니다. 배포한 견양권은 다시 회수를 한다던지 회수를 안 한다 하더라도 임의의 판매는 금한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둘째, 견양권의 그 희귀한 특성상 수집가의 손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라는 겁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화폐수집의 역사나 규모에 있어서 앞서기 때문에 이미 견양권같이 희귀한 것은 더 이상 시장에서 볼 수 없다는 경우지요. 셋째는 원천적으로 견양권의 발행수가 조선은행권보다 적다라는 건데 물론 진짜 수가 적다라는 게 아니고 일본화폐의 발행수나 경제의 규모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적다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고견을 기다리겠습니다.
5.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견양권은 진위는 무엇으로 판단할까?
앞서 말했다시피 견양권임을 나타내는 표시는 많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위조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많은 경우 사진으로 판단하기는 극히 어려우며 실제로 눈 앞에 들고 판단해도 어려운 정교한 위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돈을 들여 정교하게 위조했지만 얼마든지 공 들인 이상으로 판매를 할 자신이 있다면 위조를 도모하겠죠. PMG같은 등급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그 진위를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 여쭙고자 합니다.
(2) 한국은행권 (1950년 이후)
한국은행권에는 진위가 불투명한 권종이 많이 보이지는 않으나 그래도 의심이 가는 게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몇 해 전 모 화폐상이 견양 도장 꽝 찍고 견양권이라 속여 수 많은 사람들 울린 일이 있습니다. 주로 초보 수집가들에게 접근해서 이거 견양권인데 몇 해 지나면 가격이 마구 오를 것이라고 감언이설로 속여 한 탕 하고는 잠적했다죠. 그 뒤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때 판 가짜 견양권은 어딘가에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 중에서는 진품으로 둔갑하여 초보들을 꼬시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누가 그 때 사건에서 나온 가품 견양권이 있다면 참조하게 사진을 올려주셔서 회원분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면 합니다. 물론 사건 피해 당사자이면 이 자리에서 위로의 말씀도 같이 드립니다. 그리고 현행권을 비롯한 한국은행권의 견양권에 대한 정보, 예를 들어 견양권의 표준이라던지, 견양권의 발행 매수 (요건 좀 어렵지 싶지만), 견양권의 배포 경로 (국가원수? 국내외 고위 관리직? 한국은행 고위층? 일반인 대상의 판매? 등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여쭙고자 합니다. 그리고 최근 20년간 발행된 권종들의 견양권은 어떤 식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 혹은 배포되는 지에 대해서도 아시는 분은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분명 우리 카페에는 견양권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견양권은 대부분 그 희귀도로 인해 공감할 수 있는 가격이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희귀하다고 해도 얼마나 희귀한지 감이 잘 오지 않을 때도 있고요. 그러니 조금이라도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은 비록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한 의견일지라도 부디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견양권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있는 사이트나 블로그를 아신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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