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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수필 등

축의금 이야기

by 연송 김환수 2010. 3. 6.

 

어느 축의금 이야기



 

축의금 그 뜻은 무엇인가
자기의 위세인가 깊은 마음의 우정인가
축의금의 이야기를--

십년전
아들 결혼식때 친구가 축의금으로 백 만원을 했다.
그때는 친구가 퍽도 고마워
콧등이 시려오는걸 겨우 감정을 눌렀다

친구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데 몇일전 친구로부터 아들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웬지 기쁜 마음보다 걱정이 앞섰다.

하루 하루 살기에도 빠듯한 삶이기에
어떻게 축의금을 챙길가하는 걱정이 앞섰다.


마누라와 상의를 한결과 일수돈을 내서라도
축의금을 해야한다고 했다.


축의금이란 축하로
주는 돈이기 이전에 상부 상조 한다는뜻이란다.


일수얻은 돈으로 후련한 마음으로 결혼식장에 갔다.


친구는 악수를 하면서 연신 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
바쁜틈에도 안부까지 물어줬다--

 

정말 아내와 나는 일수돈을 얻어서라도 빚을
갚게 된것이 참 잘했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후 집으로 등기우편이 배달 되었고
발신인이 며칠전 친구에게서 온것이라 웬 인삿장을

등기로 보낼가 뜯어 봤더니 눈익은 친구의 글이었다
이 사람아!
내 자네 형편 다 아는데 무슨 축의금을-

 

축의금이 뭐냐고 우정 맺힌 나무람이었다
평소에도 자네 살림 어려운것 아는데 이게 무슨짓인가


자네 우정을 돈으로 사려고 했느냐는 나무람이--
그리고 구십구만원의 수표를 보내왔다


이사람아 나는 자네 친구야
어려운 자네 형편에
백만원이 무슨 소리냐--
만원이면 족하네--

 

여기 구십구만원 보내니 그리 알게
이돈을 안받는 다면 자네를 친구로 생각지 않겠네--


그리고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한가한 틈이 나면
옛날 그 포장마차에서 참새고기에

        소주 한잔 하자는
        말을 곁드렸다. 웬지 이번에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정어린 축의금 때문인지...

 

                                                출처 : http://cafe.daum.net/ku-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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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쌍문동 "풀무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작가 이철환의

"축의금 만 삼천원"이란  감동적인 글입니다.

 

 

"축의금 만 삼천원"

 

10년 전, 나의 결혼식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예식장 로비에 서서 형주를 찾았지만 끝끝내 형주는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왔다.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여 덟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어쩌나, 예식이 다 끝나 버렸네 ...."

 

숨을 몰아쉬는 친구 아내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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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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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 장..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했던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놈, 왜 사과를 보냈 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 우적 씹어 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 일까..

새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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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친구야! 술 한잔하자
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보며 높이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걸,

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
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
한잔술에겐 좋은 안주인걸,

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아프고
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 놓이고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
우리 열심히 살아보자.

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
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

친구야! 고맙다.... 술 한잔하자
친구야 술 한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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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주는 지금 조그만 지방 읍내에서 서점을 하고 있다.

 

'들꽃서점 '

 

열평도 안 되는 조그만 서점이지만

가난한 집 아이들이 편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무 의자가

여덟 개다.

 

그 조그만 서점에서

내 책 '행복한 고물상' 저자 사인회를 하잖다.

 

 

버스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여덟 시간을 달렸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인회를 해줄때와는

다른 행복이었다.

 

정오부터 밤 9시까지 사인회는 아홉시간이나 계속됐다.

사인을 받은 사람은 일곱명이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친구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으로만 이야기했다.

 

"형주야, 나도 너처럼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

살며시 웃으며 담장 너머로 손을 내미는

사랑 많은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 "

  

- 이 철환, '곰보빵' 중에서.. -

 

  • 이철환  소설가, 공고 졸업, 강원대학교 졸업
  • 출생1962년 (서울특별시)
  • 저서반성문, 연탄길, 곰보빵, 행복한 고물상, 행복한 붕어빵
  • 수상제33회 문화관광부 추천도서 '연탄길'
  •  

    집안 형편 때문에 공고를 나온 뒤 공장에서 일하다 뒤늦게 대학을 졸업한 그는 입시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 자신의 학력을 선뜻 말하지 못했다. 선생님은 서울대 출신'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에게 차마

    '아니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은 지금도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다. 또 대학 시절 친구들이 독재 타도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섰을 때 장학금을 받기 위해 시험을 치렀던 일, 여자의 몸을 훔쳐본 일, 아이 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내며 수박을 던져버린 일 등도 너무나 후회스럽다.  = = = 반성문 내용중에서 = = =

     

     

     이철환 - 연탄길

     이철환 - 반성문

     

     

         

     

     

              

     

     

     

     

     

    //

     

     

     

    맞절 나눈 스승 - 제자, 문학을 하다

                                                                             기사입력 : 2006-09-13 03:02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이외수 씨에게 신간 헌정하러 강원도 간 이철환 씨

    열 살만 넘으면 가난한 농가의 일꾼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동요 ‘반달’을 가르쳐준 산골 초등학교 ‘소사(고용원)’ 아저씨. 박봉을 털어 전교생 열일곱 명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고 아이들의 합창 발표회를 열어준 소사 아저씨.

    그 소사 아저씨는 소설가 이외수 씨다.

     

       

       강원 화천군 감성마을에서 만난 스승 이외수 씨(가운데)와 제자 이철환 씨.

    스승은 불량소년 같고 제자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둘은 “깡다구로 뭉친 사이”다.


    300만 부 넘게 팔린 ‘연탄길’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이철환(44) 씨의 신간 ‘보물찾기’에는 이외수 씨의 유년시절과 학교 소사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학교를 다닌 적은 없지만 이철환 씨는 ‘이외수 마니아’를 자처하며 그를 “문학적 스승으로 모시는” 제자다. 24일 환갑을 맞는 스승에게 신간을 헌정하러 간 제자의 여행에 동행했다.

    이외수 씨가 사는 강원 화천군 감성마을. 안내판에는 좌회전 표지 대신 왼쪽을 바라보는 새 그림과 함께 ‘새가 바라보는 쪽으로’라고 적혀 있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 맞절을 했다. 책에 감사의 말을 적어 스승에게 드리면서도 제자는 무릎 꿇은 자세를 쉽게 풀지 못했다.

    “재작년에 이철환 작가가 날 찾아와 깜짝 놀랐어. 나는 한 문장 갖고 매대기를 쳐도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이 작가는 문체도 내용도 이미 투명해진 사람이야. 그래서 날 찾아올 필요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 그런데 와서는 책 추천사를 써달라는 부탁도 어찌나 어렵게 하던지….”(이외수)

    ‘행복한 고물상’ 추천사에서 이외수 씨는 “이철환의 낱말들은 모두 눈물에 젖어서 파종된 낱말들”이라고 썼다.

    두 사람은 가난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외수 씨는 “지금도 동냥밥 얻어먹던 생각이 나서” 고향 근처에는 가기도 싫다고 한다. 이철환 씨에게는 고물상을 하던 아버지와 가난한 이웃의 삶이 모두 글감이다.

    “작가들이 지적 허영의 외투를 입고 머리로 글을 쓰기 십상인데 그런 글은 불편해. 메시지를 독자의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남겨야 진짜 작가지. 그런 점에서 이철환 작가의 글은 가슴을 적셔주는 근본치료제야. 사람이 어디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골라 먹을 수 있나. 이 작가는 그런 가난 불행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아름답게 승화시키지. 어떤 것도 꾸미지 않는 것, 이건 경지야.”(이외수)

    이철환 씨가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더니 “선생님과 둘만 있을 때는 엄두도 못 냈지만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서 이외수 씨의 장편소설 데뷔작 ‘꿈꾸는 식물’부터 스승의 글을 줄줄 외우기 시작했다.

    “시집 ‘풀꽃 술잔 나비’에서 동화적 발상을 배웠고 소설 ‘들개’에서 예술가의 치열성을 엿봤습니다. 산문집 ‘날다 타조’에서 깃털 빠진 새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 하시는 말씀인 듯했고….”

    이철환 씨가 “이외수의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사랑”이라며 기나긴 헌사를 마치자 이외수 씨가 “나도 못 외운 걸 다 외우네”하면서 쑥스럽게 웃는다. “젊은 작가가 이렇게 산 채로 사랑해 주니, 내가 제일 행복한 작가야.”

    이외수 씨는 문득 “햇살이 좋아 생각이 났다”면서 직접 작곡한 피아노곡 ‘가을햇살’을 들려줬다. 글과 그림 음악을 넘나드는 데 대해 그는 “칼국수 끓이는 사람이 수제비는 못 끓이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외수 씨는 자신과 이철환 씨, 그리고 함께 자주 어울리는 소설가 박민규 씨를 “깡다구 3인방”이라고 소개했다. 글이 잘 안 풀리면 “풀릴 때까지 쓰는” 스승을 좇아 제자들도 “용장 밑에 약졸 없다”며 글 한 줄 건져내기 위해 곡기를 끊어가면서 끝까지 매달린다고 한다.

    “가슴에 남기는 게 없어서 문학을 죽인 사람들이 문학의 위기입네 떠드는데 이렇게 좋은 젊은 작가들이 있어서 문학은 죽지 않아요. 제대로만 하면 독자는 찾아옵니다. 무식한 귀신은 부적도 몰라본다고, 책을 안 읽으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거거든.”(이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