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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전시,강암,해정 등

화조도 6폭 병풍

by 연송 김환수 2021. 2. 13.

화조도 6폭 백납병(百衲屛) 병풍 - 素泉(소천) 작품

 

소장한지 50년이 넘는 소천(素泉) 선생의 6폭 화조도 병풍이다. 

영인본이지만 오래 되어서 원본이 없을 수도 있고, 영인본도 이것만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분의 작품을 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병풍의 꽃과 새는 가정의 평안과 화목, 부부 간의 애정을 상징하는데 꽃과 새를 그린 병풍은 주로 여자가 기거하는 안방에 놓았다.

사군자(四君子)인 매난국죽(梅蘭菊竹) 병풍은 동양화의 소재가 되어 왔는데 각각 봄(매화, 雪梅), 여름(난초, 蘭草), 가을(국화, 秋菊), 겨울(대나무, 靑竹)을 뜻한다.

사군자 8폭 병풍은 매난국죽(梅蘭菊竹)에 소나무, 포도, 목련, 연, 목단 등을 소재로 한다.

 

화조도 병풍

병풍은 바람을 막거나 공간을 가리기 위하여, 또는 장식용으로 방안에 치는 물건이다.

 

알기쉽게 왼쪽부터 소나무(松), 매화((梅), 대나무(竹), 목련(木蓮), 목단(牧丹), 연꽃(蓮) 그림이다.

오른쪽에서 왼쪽 순으로 연꽃(蓮), 목단(牧丹), 목련(木蓮), 대나무(竹), 매화((梅), 소나무(松) 그림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이 병풍은 사군자(四君子)인 매난국죽(梅蘭菊竹)에서 난초(蘭)와 국화(菊)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원래 12폭 병풍으로 구성되어 사군자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을 다루기 편하게 6폭씩으로 2개로 나누어 사용하다보니 사군자 서로 이별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사군자(四君子) 매난국죽(梅蘭菊竹)

 

◎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

 ◇ 아름다운 모습이나 지조의 상징, 온갖 시련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선비의 자세

 

◎ 난초는 깊은 산중에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린다.

 ◇ 향기와 고귀함의 찬미, 충성심과 절개의 상징, 남들이 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제 할일을 하는 선비

 

◎ 국화는 늦은 가을에 첫 추위를 이겨내며 핀다.

 ◇ 지조와 은일(隱逸)의 상징, 역경속에서도 나아가는 선비의 자세

  ※ 은일(隱逸) : 세상을 피하여 숨거나 벼슬하지 않고 숨어 살던 학자.

 

◎ 대나무는 모든 식물의 잎이 떨어진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한다는 각 식물 특유의 장점을 군자(君子), 즉 덕(德)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사군자라고 부른다.

 ◇ 높은 덕과 학문, 강인함, 인품을 대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에 비유, 올곧게 살아가는 선비의 자세

 

병풍은 장방형으로 짠 나무틀에 종이를 바르고 종이 · 비단 또는 삼베에 그려진 그림이나 글씨 · 자수 등을 붙이고 그 폭과 폭은 돌쩌귀로 접합시켜 접었다 폈다 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든다.

 

2폭에서 12폭까지 짝수로 구성되어 있으나 12폭은 다루기에 편하도록 둘로 나누어 6폭씩 만들기도 한다.

폭은 장식과 용도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지고 있다.

 

병풍의 종류로는 2폭의 것은 가리개 혹은 곡병(曲屛)이라고 하며, 머리맡에 치는 얕은 병풍은 머리병풍 또는 침병(枕屛)이라고 한다.

한 주제의 그림만으로 꾸민 것은 일본에서 전해진 형식이라고 하여 왜장병(倭粧屛)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주제의 작은 그림들 또는 글씨 · 탁본 · 도장 등을 전면에 붙여서 꾸민 것은 백납병(百衲屛)이라고 하며, 수를 놓은 것은 수병, 온판(全板)으로 꾸민 것은 삽병(揷屛)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병풍은 바람막이로서의 실용성을 떠나서 주로 벽면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글씨 · 그림 · 자수 · 탁본 · 염색 등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그냥 펼쳐서 장식하는 이외에 넓은 벽면에 벽걸이로 걸어놓기도 한다.

 

蓮(연) / 연꽃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牧丹(목단) = 모란

受露結胎藏昨夜 向風含笑發淸晨 (수로결태장작야 향풍함소발청신)

이슬받아 태를 맺고 어제밤 감추었다가 / 바람을 향하여 웃음을 머금고 맑은 새벽에 피었다.

 

木蓮(목련)

一樣木蓮色不同 滿枝紫白艶濃中(일양목련색불동 만지자백염농중)

같은 모양의 목련이 빛은 같지 않으나 / 가지에 가득한 붉고 흰 꽃이 어여쁘게 무르녹았다.

 

竹(죽) / 대나무

玉立蕭蕭竹數竿 風枝露葉帶淸寒 (옥립소소죽수간 풍지로엽대청한)

옥 같이 서있는 쓸쓸한 대나무 몇 그루/ 바람이는 가지와 이슬 젖은 잎, 맑고 찬 기운 둘렀네.

 

梅(매) / 매화

明月孤山處士家 湖光寒浸玉橫斜 (명월고산처사가 호광한침옥횡사)

밝은 달 외로운 산 처사의 집에 비치고 / 호수 물빛 시원스레 매화나무 가지 적시네.

 

松(송) / 소나무

影搖千尺龍蛇動 聲撼一天風雨寒 (영요천척용사동 성감일천풍우한)

그림자 너울대면 천척의 용과 뱀이 움직이고 소리 울리면 온 하늘이 비바람처럼 차갑다.

影搖千尺龍蛇動(영요천척용사동)

천척의 그림자가 흔 들리는 용과 뱀이움직이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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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그림중 사군자인 매화((梅), 대나무(竹)는 위에서 설명하였고, 나머지  소나무(松), 목련(木蓮), 목단(牧丹), 연꽃(蓮)의 상징에 대한 추가설명을 붙인다.

 

◇ 소나무(松) : 소나무는 초목의 군자라 불리며 절개 또는 지조의 상징이다.

혼례식의 초례상에 소나무 가지와 대나무를 꽂은 꽃병 한 쌍을 남쪽으로 갈라놓는 것은 신랑 신부가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굳은 절개를 지키라는 뜻이다.

 

소나무는 추위에 잘 견디고 엄동설한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장생의 상징으로 쓰였으며,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항상 푸르다는 점에서 역경을 만났을 때에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벗의 의미로 은유적으로 사용되었다. 도교에서는 장생불사의 식품으로 솔잎과 솔씨를 먹었다.

 

◇ 목련(木蓮) : 목련과의 자목련, 백목련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봄을 알리는 정령처럼 하얗고 탐스럽고 귀하게 피는 꽃이 목련이다. 한겨울이 지나고 아직 봄이 되지 않았을 무렵에 아무것도 없는 나뭇가지에 꽃이 먼저 피는 신기한 목련은 참으로 고귀한 느낌을 주는 꽃이다.

 

백목련과 자목련에 관해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가 있는데, 옥황상제가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사윗감을 물색하고 있었으나 공주는 옥황상제가 골라준 사윗감들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녀는 사납다고 알려진 북쪽 바다의 신만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공주는 기회를 엿보아 몰래 궁을 빠져나와 북쪽 바다의 신이 사는 궁으로 갔으나 안타깝게도 북쪽 바다의 신은 유부남이었고, 충격을 받은 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북쪽 바다의 신은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자신의 아내에게 독약을 먹인 다음 두 여자의 장례를 성대히 치러준 뒤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이후, 두 여인의 무덤에서 목련이 자라났는데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이, 북쪽 바다의 신의 아내의 무덤에서는 자목련이 피어났다고 전한다.

 

◇ 목단(牧丹) : 모란꽃이라고도 불리는 목단화는 부유하고 귀하다는 뜻의 부귀화를 그려 넣은 그림이다.

목단 화제에 많이 사용하는 부귀옥당(富貴玉堂)은 재산이 풍족하고 지위가 높으며 아름다운 궁전 같은 집에 산다는 것이다.

목단그림은 부귀옥당(富貴玉堂)이라 하여 재물과 명예, 복을 불러오며 주변의 어두움을 흡수하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어 풍수에 좋은 그림으로 옛부터 가정에 많이 걸어 두었다.

부연하면 부귀옥당(富貴玉堂)은 부귀가 집안에 가득히 들어온다라는 뜻이다.

 

모란꽃말은 부귀, 영화, 왕자의 품격, 행복한 결혼이다.

중국에서는 부귀를 바라는 마음에서 예로부터 모란꽃을 많이 그렸다고 하여 부귀화(富貴花) 라고 하는데 즉, 모란꽃은 부귀를 뜻한다.

목련은 옥(玉), 해당화는 당(堂)을 뜻하는데, 모란꽃을 목련꽃, 해당화와 함께 그리면 부귀옥당(富貴玉堂)의 뜻이 된다.

 

◇ 연꽃(蓮花연화) : 연꽃은 흙탕물에서도 깨끗한 꽃을 피우는 모습이 세속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모습에 비유된다.

연꽃은 군자 또는 불교적인 상징성 외에 민간에서는 주로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보통 대부분의 식물이 꽃이 진 후에 열매를 맺는데 반하여 연꽃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장하기 때문에 연이어 귀한 자식을 낳으라(連生貴子)는 상징을 가지게 되었다.

연꽃(蓮花)은 흙탕물에서 자라지만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민족에게 사랑 받아온 꽃이다.

이집트에서는 태양, 인도에서는 힘과 생명의 창조를 상징했으며 고대 여러 종교에서 신의 탄생과 관련한 꽃으로 신성시 되어 왔다.

특히 불교에서는 부처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연꽃이 피었다 전하며, 극락에 다시 태어날 때 연꽃 속에서 태어난다 하여 불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연꽃이 다른 상징형과 결합되어 시문되는 경우도 많은데 아들을 상징하는 동자와 결합되면 연생귀자를 의미하며 나비, 물고기, 물새 등과 함께 그려지면 ‘인간사의 온갖 즐거움을 기원’하는 것이 된다. 책거리도에는 화평을 의미하는 화병과 함께 그려진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식을 많이 얻어 집안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