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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인문고전

화선자(花仙子)가 속세에 내려오다 / 월계화,매괴화(해당화),장미꽃

by 연송 김환수 2013. 9. 22.

화선자(花仙子)가 속세에 내려오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아주 오래전 옛날 인류 대지에는 황야와 돌산이 많았다. 초목도 잎만 무성할 뿐 꽃은 피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 어느 큰 산 아래 왕()씨 성을 가진 형제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형제는 매일 사냥이나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갔습니다.

 

황혼이 야울야울 타들어 가는 장작불처럼 서편 하늘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던 어느 여름날 저녁, 나뭇짐을 지고 오던 형제는 산 아래에서 죽어가는 두 처녀를 발견했습니다.

 

형제는 나뭇짐을 산모퉁이에 내려놓고 처녀들을 업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노모는 바쁘게 생강차를 끓이고 몸을 보하는 음식을 만들어 정신을 잃은 두 처녀가 깨어나기를 기다려 그들에게 먹였습니다.

 

노모가 지극한 정성으로 처녀들을 보살핀 덕에 며칠 만에 그녀들은 기력을 회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녀들은 먼 길을 나선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건강해 졌는데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부인은 궁금하여 이것저것 물어보았으나 그녀들은 빙그레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부인은 그녀들이 어디서 왔으며, 왜 그곳에 쓰러져 있었는지 궁금했으나 더는 묻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녀들의 옷차림이나 몸가짐으로 보아 양갓집 규수일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딸이 없던 집안에 두 처녀가 들어와 살면서 적막하기만 하던 집안이 형제가 돌아오는 저녁이면 온화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형제는 새벽같이 산으로 가 전보다 배나 되는 양의 사냥과 나무를 해오면서도 전에 없이 힘이 넘치고 생기 가득했습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소슬바람을 타고 향기로운 내음이 풍겨오더니 저절로 방문이 열리면서 아름다운 선녀의 모습을 한 여인이 들어왔습니다.

 

 

두 처녀는 그녀를 보자 어머니!”라고 부르며 방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여인은 그녀들을 노기 띤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여인은 천궁{하늘 있는 천제()의 궁전}의 장미선자(薔薇仙子)였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왕모낭랑의 반도회(蟠桃會)에서 돌아왔을 때 두 딸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장미꽃 (薔薇花 : 장미화)

 

그녀는 하늘나라 곳곳을 딸들을 찾아 헤매었으나 찾을 수 없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름 아래 속세를 둘러보던 중 왕가 집에 있는 두 딸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즉시 구름을 타고 속세로 내려오며 장미선자는 딸들을 데려간 인간에게 엄한 벌을 내리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집에 도착해 보니 노부인은 부드럽게 딸의 긴 머리를 빗질해 주고 있었고 형제는 그 옆에서 정성스럽게 딸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었습니다.

 

장미선자는 화목한 집안분위기에 동화되어 화가 풀리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원래 두 처녀는 장미선자의 딸로서 첫째는 월계(月季), 둘째는 매괴(玫瑰)로서 이들 모녀는 하늘나라의 꽃의 신이었습니다.

 

월계화 (月季花)

매괴화(玫瑰花) = 해당화(海棠花) 

 

그날 모친인 장미선자가 외출하여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이들 자매는 몰래 천문(天門)을 빠져나와 유람하던 중 속세로 통하는 절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매가 그곳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초봄의 인간세상의 집에서는 모락모락 연기가 감돌고 밭에서는 파종하는 사람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힘차게 나무를 패는 청년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런 것들은 순정하기만 한 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자매는 호기심을 발동되어 아래로 내려가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구름을 타는 대신 치마를 펼쳐 인간세계로 날아오다 떨어져 형제를 만났던 것입니다.

 

장미선자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월계, 매괴를 왕씨 집안에 대한 은정의 보답으로 남겨놓기로 했습니다.

 

그 후 두 딸과 형제는 결혼했으며 장미선자도 그곳에 남아 여인들에게 베를 짜서 옷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향리 사람들의 가난한 살림을 윤택하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언제나 자신보다는 상대를 먼저 배려해 주는 선을 베풀어 온 백성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한편 천궁의 옥황상제는 어느 날 장미선자와 그의 두 딸이 사사로이 인간계로 내려가 백성이 됐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상제는 득돌같이 천병천장(天兵天將)에게 인간계로 내려가 장미선자와 딸들을 잡아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날은 마침 부인은 밭에 나가고 형제는 여느 날처럼 산으로 사냥하러 가서 집안에는 장미선자와 딸들만이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둥둥거리는 북소리가 들려오자 장미선자는 천병천장이 자기들을 붙잡으러 온 것을 알고는 몸소 문 앞에서 기다려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하고는 말했습니다.

 

인간 세상이 너무나 황량하여 우리는 장기간 이곳에 머물며 조금이나마 하늘의 아름다움을 이곳에 심어줄까 합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지금 하늘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천병대장은 장미선자의 금강 같은 결심을 보고는 천화(天火)를 놓아 장미선자와 딸들을 불바다에서 장례를 지내라고 명령했습니다.

 

큰불이 나자 형제와 마을의 모든 사람이 달려와서 한몸이 되어 불을 껐습니다.

 

불은 곧 꺼졌으나 장미선자와 딸들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후 계절이 바뀌자 왕씨가의 문 앞에 자매와 같은 모습의 예쁜 꽃이 두 종류 피어났습니다.

 

월계화

매괴화(玫瑰花) = 해당화

 

그리고 동네의 돌담과 구릉 등에 문 앞과는 다른 꽃이 피어나는가 싶더니 마술처럼 순식간에 온 동네에 빽빽하게 피어나 화려한 경치를 이루었습니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꽃향기는 온 동네로 퍼져 나갔습니다.

 

 

장미꽃 (장미화)

 

사람들은 이 꽃들은 장미선자와 딸들의 영혼이 화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문 앞의 두 종류의 꽃을 월계화, 매괴화(해당화)라고 불렀으며 문밖의 꽃을 장미꽃이라고 불렀습니다.

 

 각색 : 희망나라

 출처 :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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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모낭랑(王母娘娘)

 

중국 도교에서는 여신을 '낭랑(娘娘)'이라고 부른다. 가장 위대한 여신 서왕모(Queen Mother of the West)를 '왕모낭랑(王母娘娘)' 이라고 한다.

 

서왕모 - 질병의 신을 취제하는 여신 : 서왕모 혹은 서방의 황후는 곤륜산(崑崙山) 확 트이는 곳에 크고 아름다운 궁전에서 살고 있다고 여겨지는 전설적인 존재인데 그녀가 살고 있는 궁전에는 3000년에 한 번 익는다는 선도(仙桃, fairy peaches)가 자라며 그것을 먹는 사람은 영생을 얻는다고 한다. 그녀의 산간 거처는 아름다운 정원 대리석과 벽옥의 건물, 9층 탑, 금빛 찬란한 개울로 놀라울 뿐이다.

 

회화에서 보통 그녀는 중국의 왕녀의 복장을 한 아름다운 여인으로서 묘사되고 있고, 거기에는 젊은 두 소녀가 수행하고 있는데 한 소녀는 큰 부채를 들고 있고, 또 한 소녀는 장수 복숭아가 담긴 광주리를 들고 있다. 옥녀(玉女,Gemmeous) 혹은 신녀(神女,Fairy Maids)로 알려진 그녀의 주요 시녀들은 다섯 명이며, 저들의 칭호는 나침반의 각기 다섯방위에 속하는 빛깔과 일치한다. 그녀는 신령 군대의 선봉에 서며 황실의 신봉자와 끊임없이 영교를 갖는다고 한다.

 

"주나라 역사책(周書)에 따르면 기원전 985년 목왕(穆王)은 서방의 보옥 호수(瑤池)에서 그녀의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기원전 140~86년 한나라의 무제(漢武帝)도 그녀의 산간 궁전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녀는 보통 그녀가 탈 것으로 이용하는 왜가리와, 때로는 그녀의 매신저 노릇을 하는(비너스의 비둘기처럼) 담청색 날개를 지닌 새(靑鳥)를 대동한다.

 

현대의 작가들은 서왕모는 고대 서방의 한 지역이나 한 주권 국가의 이름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녀는 도교 문필가의 편에서 많은 탐구의 대상이었다. 후대의 전승에선 그녀에겐 동방의 동왕공(東王公)이라는 사람을 배우자로 딸려주는데 그의 이름은 분명 그녀의 이름을 모방한 것같다. 그리고 그의 속성은 베다의 신인 인드라를 숭배하는 힌두 전설에서 기인한 것 같다. 그는 모든 도가의 신선들의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왕실의 한 쌍은 9명의 아들과 24명의 딸을 두었다. 곤륜산은 중앙 아시아의 힌두쿠쉬와 동일시되고 있다. 도가의 전설에 따르면 거기엔 수많은 귀금석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초기 제수잇파 선교사들은 서왕모를 쉐바의 여왕(솔로몬왕 이야기의 등장 인물)과 동일시하였다. 자일 교수는 그녀를 로마의 여신 쥬노(헤라)와 연관시켰다. 장수의 복숭아는 황금의 사과와 비교될 수 있으며, 서왕모의 시녀들은 헤스페리데와 비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여신에 대한 이야기는 항아분월(嫦娥奔月)의 고사에도 약간 비친 바 있다. 그러나 서왕모의 전설은 각양각색이어서 하나로 통일되기는 어렵지만 [산해경(山海經)]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서왕모는 중국에서도 서쪽으로 멀리 옥산(玉山)이라는 산에 살고 있었다. 그 형상은 사람과 비슷하고 표범의 꼬리에 호치(虎齒)를 지녔으며, 휘파람을 잘 불고 봉발(蓬髮)에 화승(華勝-머리장식)을 꽂고, 천려와 오잔을 관장하는 여신 으로서 질병의 신을 취체하는 임무를 띤 괴수(怪獸)와 같은 모습을 지닌 여신 이었다. 이를 볼 때 겨우 봉발에 화승을 꽃았다는 것쯤에서 여성 비슷한 모습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서왕모는 후세에 이르러 기품있는 여신으로서 전해 내려왔다. 그리하여 동왕공(東王公)이라는 동방의 남신(南神)과 한 쌍이 된 여신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또한 후세에는 도교(道敎)의 신으로서 민중신앙의 대상으로도 되어 있다.

 

 

 

반도회(蟠桃會)

 

글자 그래도 하면 복숭아 성회이다.

 

중국 수많은 민간전설과 희곡, 소설, 민속연화 중에서 "반도(蟠桃,복숭아)성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사실 이 복숭아성회는 음력 3월3일 전설의 서왕모의 생일축하 대회이다.

 

서왕모가 장수와 길상의 신으로 여겨지는 것은 "불사약"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궁의 장수 복숭아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숭아가 장수한다는 설은 민간에서 "복숭아"에 대한 특별한 신임에서 전해진 것이다.

일찍 서주(西周)시기 복숭아나무는 액막이 하는데 이용되었는데, 그 뒤 점차 장수의 상징이 되었다.

 

서왕모는 매번 복숭아가 익어갈 때 면 각 신선들을 모아놓고 복숭아연회를 베풀어 장수들과 낙을 즐기곤 했다.

 

"복숭아성회"는 바로 사람들의 복숭아 및 서왕모 신앙에서 생긴 파생물이다.

 

옛날 사람들이 생일축하 활동을 진행 할 때 벽에 "복숭아성회"와 같은 장수 길상도를 붙여놓고 복과 장수를 기원했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희곡중에 복숭아성회를 묘사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그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어 최근 몇 년 이래 이를 소재로 한 민속연화도 많이 출현하고 있다.

 

 반도회 관련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