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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사주학)/풍수이야기

서울역 건너편은 ‘터’가 안 좋다.

by 연송 김환수 2013. 7. 28.

서울역 건너편은 가 안 좋다 ?

 

등록 : 2013.07.22 16:47

 

옛 대우그룹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옛 대우그룹부터 STX, CJ 등 어려움 이어져

서쪽은 지는 해의 방향입에 오르내려

기업들 워낙 사정이 어렵다 보니씁쓸

 

19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룬 대기업들은 사옥 건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들이 사옥 위치로 택한 곳은 서울 한복판에 교통도 편리한 서울역 주변의 중구와 용산구였다. 일부 기업들은 대로와 인접한 서울역 건너편에 자리를 잡아다.

 

서울역 건너편은 서쪽을 바라보는 위치다. 말하기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쪽은 해가지는 방향으로 기업 건물이 있기에는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집을 지을 때 북서향을 피하고 동향을 선호하는 풍수지리학과 흔히동쪽이 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과 심리가 반영된 이야기였다.

 

말이 씨가 된 걸까? 서울역 건너편 서향 건물들은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줄줄이 문을 닫거나 위기를 겪었다. 서울역 건너편에 치한 씨제이(CJ), 에스티엑스(STX)등이 잇따라 위기를 겪자 이러한 속설은 세간의 입에 다시 활발히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역 반대편 서향 기업들의 잔혹사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여년 동안 서울역 앞의 랜드마크로 서있는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던 대우그룹은 1999년 외환위기의 영향을 이겨내지 못하고 해체됐다.

 

지하철 서울역 11번 출구 앞(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서울게이트웨이타워의 원래 이름은 벽산 125빌딩이다. 벽산그룹이 1991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건설했지만 이후 그룹은 1998년 워크아웃을 겪는다. 빌딩의 주인도 현재 다른 기업이다. 600떨어진 갈월동의 갑을빌딩을 사용하던 갑을그룹도 2000년을 넘기지 못했다.

 

최근 서쪽은 지는 해의 방향이라는 이야기가 다시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서울역 건너편에 위치한(중구 남대문로 5) 기업들이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남대문경찰서 뒤편에 있는 씨제이는 최근 이재현 그룹 회장이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고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07년 근처 에스티엑스 남산타워에 입주한 에스티엑스는 재무위기 등으로 지난달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에스(GS)역전타워에 있는 지에스건설 역시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대기업 직원은 워낙 경기도 안 좋고, 기업들이 어렵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풍수지리학도 땅의 기운은 건물방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속설과 상관없지만 공교롭게 서울역 건너편을 떠나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지에스건설은 지난 4월 역전타워를 팔고 현재 건설중인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새건물로 내년에 옮겨갈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사 건물을 매각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엘지(LG)유플러스도 2015년에 용산으로 이전할 예정이고,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에 입주해 있는 대우인터내셔널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를 인수해 내년에 옮겨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