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친교,건강,사랑방/봉료요법 (벌)

토종벌·꿀 씨 마르겠네

by 연송 김환수 2012. 9. 18.

 

"토종벌·꿀 씨 마르겠네"

 

최종수정 2011.04.15 09:35기사입력 2011.04.15 09:34

 

 

 

  토종벌 괴질로 양봉 농가 70% 피해..정부 "치료제 없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집단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 및 치료방법이 밝혀지지 않아 토종꿀 생산기반이 초토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토종벌 폐사로 자연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이, 호박과 과일 등이 적게 달리는 등 채소 및 과수농의 2차 피해도 우려된다.

1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토종벌 바이러스성 질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은 지난해 11월부터 4월 현재까지 5개월 간 61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23%인 14건이 양성으로 판명났다.

올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전남·북과 충남, 경북을 거쳐 경기·인천, 강원까지 북상하는 등 8개 시·도, 11개 시·군으로 확산된 상태다. 꿀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피해 농가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피해 현황은 더욱 심각하다. 농가 1만7501호 가운데 70%에 육박하는 1만1944호가 피해를 입었다. 전체 양봉 사육 41만2887군 중 76.7%인 31만6734군의 꿀벌들이 폐사하거나 질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양봉 1군은 일반 꿀벌 1통과 같으며 보통 1군에는 토종벌 1만~2만여마리를 사육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상기온 등 자연환경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잦은 분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로 병원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국적인 토종벌 봉군의 구입·판매 등 이동에 따라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애벌레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병 발생 초기의 모습이 물집이 생긴 모습과 비슷해 낭충병으로 부르며 서양에서 들여온 양봉보다는 우리 토종벌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한 유충들은 몸에 물집이 생긴 듯 액이 꽉 차고 피부가 굳어지기 시작하며 몸은 백색에서 점차 회황색으로, 나중에는 암갈색으로 변한 뒤 점차 말라 죽는다.

문제는 현재까지 발병 및 전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며 "피해 실태, 유입원인, 전파 경로 등 종합적으로 조사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생태 전문가들은 먹이사슬 관계상 양봉벌, 야생벌(산벌, 말벌)의 멸종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과수, 채소, 화훼농업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생태 전문가는 "양봉벌, 야생벌 등을 포함한 모든 벌들은 모두 꽃에서 만나게 된다"며 "이 경우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가 모든 벌에게 전파, 결국 종 전체의 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식물중 40% 정도가 곤충이 수분을 해주는 충매화이고 이중 80% 정도를 벌이 담당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벌의 개체수가 급감할 경우 국내 과수, 채소, 화훼농업은 즉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