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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수필 등

살처분 당하는 어미소, 죽어가며 새끼 젖 물려…현장 눈물바다

by 연송 김환수 2011. 1. 19.

[쿠키 사회] 강원도의 한 살처분 현장에서 어미소가 안락사 조치로 죽어가는 와중에도 새끼에게 젖을 물려 주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일보는 18일 횡성의 살처분에 참가했던 축산 전문가의 목격담을 인용, 살처분된 어미소의 모정을 보도했다.

 

강원일보에 따르면 한 축산 전문가는 최근 횡성의 살처분 현장에서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했다.

 

암소를 안락사 시키기 위해 근이완제 석시콜린을 주입하자 갓 태어난 듯한 송아지 한마리가 곁으로 다가와 젖을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어미의 고통을 알리 없는 송아지의 모습에 살처분 요원들의 가슴은 무거워졌다. 송아지도 살처분 대상이었다.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소마다 약에 반응하는 시간이 다르지만 주사를 맞은 소는 대개 10초에서 1분 사이에 숨을 거두는데 어미소가 태연히 젖을 물린 것이다.

 

어미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를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텨냈다. 온몸이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새끼에게 젖을 조금이라도 더 물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참는 듯 했다.

 

2~3분이 흘렀을까, 젖을 떼자 어미소는 털썩 쓰러졌다. 영문을 모르는 송아지는 어미소 곁을 계속 맴돌았다. 결국 송아지도 살처분 돼 어미소 곁에 나란히 묻혔다.

 

현장 요원들은 어미소의 기적같은 모정에 모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홍천군청 김예원 수의사는 보도에서 “소는 모자 간 애착관계가 남다르다”며 “과거 브루셀라에 걸린 어미소를 살처분했을 때도 새끼소가 쓰러진 어미소 주변을 떠나지 않고 울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