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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하고 싶은 이야기

대출 74년 만에 반납된 책, 무슨 사연이...?

by 연송 김환수 2010. 12. 12.

2010-12-11 09:10    

<장연주 기자 @okjyj>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깜빡 잊고 오랫동안 반납하지 않은 경험, 누구나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려 50년이 넘도록 대출한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더욱이 수십 년이 지난 뒤에 위험(?)을 무릅쓰고 책을 반납한 극히 이례적인 사례가 있다.

 

오래 전에 빌린 책이 있다면, 연체료 걱정때문에 그냥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각각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정말 뒤늦게 책을 돌려받은 도서관 측은 하나같이 연체료를 물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서관에서 책이 갖는 의미는 “여러 사람이 책을 돌아가며 읽는 것”이기때문에, 연체료를 받는 것보다는 책을 돌려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라도 돌려주지 않은 책이 있다면, 아주 늦었더라도 반납해보자. 여기 수십년 만에 책을 반납한 이들의 사연이 있다.


▶남편이 빌린 책, 死後 74년 만에 반납…‘연체료 309만원’

 

95세의 미국 여성(사진ㆍ오른쪽)이 무려 74년 만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했다.

 

74년이면 한 사람이 수명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하고도 남는 기간인데, 장기간 책을 돌려주지 않은 이유는 뭐였을까.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은 9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 거주자인 해즐 세버슨(여ㆍ95)이 74년 전에 빌린 책을 반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책은 그녀의 남편이 지난 1936년 아마도르 카운티 도서관에서 빌린 것으로, 그녀의 친구가 중고품 세일 물품에서 찾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단순히 잊고 반납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세버슨 부인은 지역신문인 ‘새크라멘토 비’ 신문에 “남편이 하드커버인 ‘수상비행기 솔로’책을 발견했을때, 우리 부부는 신혼부부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책은 프란시스 치체스터경이 1930년 홀로 태즈먼 해를 비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운좋게도 그녀는 도서관 측에서 연체료를 부과하지 않아 74년 만에 아무런 연체료도 물지 않고 책을 돌려줬다.

 

도서관 측은 그녀가 지난 10월13일 책을 반납하자 이를 작은 기부로 받아들였다.

 

아마도르 카운티 도서관의 사서인 로라 아인스태드터는 “우리 도서관은 책을 반납받게 돼 기쁠 뿐이었다”고 말했다.

 

 

▶신원미상, 60년 만에 2권 반납…‘연체료 500만원’

 

지난 달 보스톤 공립 도서관에 반환 기한이 60년이 넘은 2권의 책이 배달됐다. 이 책들의 반환 기한은 1950년 9월 21일이었다.

 

보스톤코리아에 따르면, 이 소포에는 “설명을 위해 편지를 씁니다”라는 쪽지와 함께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과 ‘헨리 데이빗 소로 수필집’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나는 이 2권의 책이 나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속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대학생으로 보스톤에 머물고 있을 때 이 책들을 반납했어야 했습니다”라며 “내가 이 책들을 의도적으로 계속 가지고 있으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이제서야 이 책들의 원래 주인에게 돌려 드립니다.

 

이 책들의 주인은 보스톤 시민들입니다”라고 적혔다.

 

보스톤 공립 도서관의 매리 프란시스 오브라이언 관장은 “이번 일로 도서관 전체가 즐거워했다”며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책을 빌려 갔는데 지금에 와서 반납하기에는 벌금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참 마음 아픈 일이다”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책을 돌려 받아서 그 책을 읽고자 하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포를 보낸 사람은 소포에 적힌 주소지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 소포는 펜실베니아 주에서 온 것이다. 그러나 보스톤 공립 도서관 측은 60년 만에 돌아온 책에 대해서 벌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보스톤 공립 도서관은 늦게 반환되는 책에 대해 하루에 10센트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현재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소포로 배달된 2권의 책에 대한 벌금은 4391.80달러(약 500만원)이다.

 

오브라이언 관장은 “늦게라도 책을 반납한 것이 사랑스럽지 않은가”라며 “가장 최악인 사람은 끝까지 책을 반납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사람(소포로 책을 보낸 사람)은 적어도 최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yeonjoo7@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