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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사 방/역사 조선시대

왕의 요리사는 남자였나 ?

by 연송 김환수 2008. 12. 25.

 

 

수라간의 비밀
 왕의 요리사는 남자였나?


▣방송 :2008. 12. 6 (토) 20:10~21:00 (KBS 1TV)
▣진행 : 한상권 아나운

왕의 건강이 국가의 건강과 동일시되던 시절. 조선의 운명을 좌우하던 왕의 밥상, 수라!


왕의 밥상을 책임진 주방장은 수라를 올리는 수라상궁인가?
이조(吏曹)에 속한 조리사 숙수인가?

<조찬소>


조찬소에 얽힌 비밀, 수라간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1604년. 선조가 마련한 연회를 그린 선묘조제재경수연도. 이 그림의 두 번째 그림 ‘조찬소’에는 다소 낯선 모습이 등장한다. 그림 속, 부엌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모두 남성인 것
이다.
드라마의 소재로 등장하면서 한류의 주역이 되기 도 했던 공간, 수라간! 하지만 그 실제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달랐다. 왕의 밥상 이 만들어지는 곳, 수라간의 비밀이 조찬소 그림 에 숨겨져 있다!
<조찬소 그림에 그려진 요리를 하는 남자>


최초공개 창덕궁 수라간!
조선의 수라간은 분업, 전문화된 공간이었다.
창덕궁 수라간. 1920년대 현대식 부엌으로 개축 된 이곳에는 당시 사용했던 일제 오븐과 당시 쓰던 찬장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개축 전 조선의 수라간은 어떤 모습이었
을까?
경국대전에 따르면 수라간은 대전과 왕비전 등 궁궐 곳곳에 위치했다. 이곳에 종사하는 인원은 400여 명. 밥을 짓는 반공, 생선을 굽는 적색, 술을 빚는 주색 등 한 사람이 평생 한 가지 일 에만 종사했다. 왕의 요리사는 철저하게 분업화 되어있었고,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었다
<1920년에 개축한 창덕궁 수라간>


왕의 요리사는 숙수라 불리는 남성이었다.

세종실록에는 출퇴근을 하는 수라간 사람들에게 출입증을 발급한 기록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남자는 380 명 여자는 20여 명. 경국대전 역시 수라간 남녀의 비율은 15대 1로 명시하고 있다. 17세기의 소문사설 역시 남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기록. 여성들은 상을 차리거나 수라를 나르는 등 간단한 일만 맡고 있었다.
1903년. 왕의 수라에 관한 커다란 사건이 발생한다. 홍합을 먹은 고종의 이가 부러진 것이다. 요리의 책임자로 처벌받은 사람은 다음과 같았다.

“숙수 김원근(金元根), 사환 김만춘(金萬春),
숙수패장 김완성(金完成), 각감 서윤택(徐潤宅)”
그들의 이름은 모두 남자였다.


왜 왕실 요리사는 남자였을까?
“각색장(숙수)이 고역이므로 누구나 모두 싫어하여 피하였다” <중종실록>

실록에는 숙수가 되는 것을 꺼리는 기록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왜 궁중 요리사가 되는 것을 기피했을까?
왕의 수라는 식재료 준비부터 숯불을 일구는 문제, 양념을 하는 문제까지 세심하고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다. 더욱이 왕은 하루에 다섯 번 수라를 들었다. 고된 노동 때문에 숙수를 기피하자, 때로는 노비의 신분을 면천해주거나 역을 감면해주기도 하였다.
또한 남녀 구분이 엄격한 사회에서 국가의 공식적인 일이었던 수라를 만드는데 여성이 참여할 수 없었다. 엄청난 노동의 강도와 국가의 공식적인 업무라는 점. 그리고 유교국가라는 조선의 특수성. 이로 인해 ‘숙수’라는 직업은 남성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잘못 알려진 왕의 수라에 관한 진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등장하는 정조의 7첩 반상. 흔히 상상하는 12첩 반상이 아닌, 소박한 수라상이다. 유교사회였던 조선에서 왕의 수라는 검소한 건강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렇다면 수라에 대한 수많은 오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복원한 정조의 7첩 반상>
                <왕의 밥상에는 생선이나 고기를 쓰지 않는
소박한 음식이 자주 올랐다>
1907년. 고종의 양위와 함께 궁의 살림을 맡아보던 사람들이 대거 해고된다. 당시 고종의 요리사였던 안순환은 이후 명월관이라는 조선 요리집을 열어 궁중요리를 보편화시킨다. 우리에게 익숙한 수라상은 조선이 패망한 이후 상궁들이 이어받은 것이었다.
<조선의 마지막 궁중요리사 안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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