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일국제서화교류전 - 부산취묵회
장진주(將進酒) / 권주가 – 이백(李白) 시(詩) // 무원 이돈섭 작품
장진주 시는 이백 음주시를 대표하는 모든 중국민들의 애송시이다.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回(군불견,황하지수천상래 분류도해불부회)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세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君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成雪(군불견, 고당명경비백발 조여청사모성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귀한 집 사람이 거울을 보며 백발을 서러워하는 것을, 아침에는 푸른 실과 같더니 저녁엔 눈처럼 희어졌네.
人生得意須盡歡 莫使金樽空對月(인생득의수진환 막사금준공대월)
인생이란 때를 만났을 때 즐거움을 다해야 하나니 금 술잔이 빈 채로 달을 맞이하게 하지 마시라.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천생아재필유용 천금산진환부래)
하늘이 내게 주신 재능는 반드시 쓰일 곳이 있으니 천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돌아올 걸세.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 (팽양재우차위락 회수일음삼백배)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즐겨나 보세, 한 번에 삼백 잔은 마셔야 하네.
岑夫子 丹丘生 將進酒 君莫停 (잠부자 단구생 장진주 군막정)
잠부자! 단구생! 드리는 술잔을 멈추지 마시게나.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傾耳聽 (여군가일곡, 청군위아경이청)
그대들에게 노래 한 곡조 들려줄 터이니 그대들은 나를 위해 귀를 기우려 주시게.
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 (종고찬옥부족귀 단원장취불원성)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귀할 게 없으나 오직 늘상 취해서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古來聖賢皆寂寞 惟有飮者留其名 (고래성현개적막 유유음자유기명)
예로부터 성현들은 모두 쓸쓸하셨고 오로지 술 마시는 사람만 그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진왕석시연평락 두주십천자환학)
진왕이 옛날 평락관에서 연회를 할 때 한 말에 만냥 술을 마음껏 마셨다 하네.
主人何爲言少錢 徑須沽取對君酌 (주인하위언소전 경수고취대군작)
주인장 어찌 돈이 모자란다 하시는가 당장 술을 받아 오시게 그대들과 대작하리라.
五花馬 千金裘 呼兒將出換美酒 (오화마 천금구 호아장출환미주)
오화마 천금의 털가죽옷 아이 불러 꺼내다가 좋은 술과 바꿔 오게.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 만고수)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의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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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不見 그대 모르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 바다로 쏟아져 흘러가서 돌아오지 않음을.
君不見 그대 모르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대광실 환한 거울 앞에서 흰 머리 슬퍼함을
朝如靑絲暮成雪 아침에 푸른 실 같더니 저녁엔 눈처럼 세었다고.
人生得意須盡歡 모름지기 인생은 마음껏 즐길지니
莫使金樽空對月 금 술통 빈 채로 달을 거저 대하지 말라.
天生我材必有用 하늘이 내 재주 내었을 땐 필경 쓰일 데 있으리니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을 탕진해도 언젠가는 돌아올 터
烹羊宰牛且爲樂 양 삶고 소 잡아서 즐겨나 보자.
會須一飮三百杯 한번 마셨다면 삼백 잔은 마실지라.
岑夫子 잠부자
丹丘生 단구생
將進酒 한 잔 드시게나.
杯莫停 잔 멈추지 마시고
與君歌一曲 그대 위해 한 곡조 읊어보리니
請君爲我傾耳聽 나를 위해 귀 기울여 들어보게.
鐘鼓饌玉不足貴 풍악 소리 살진 안주 대단할 게 없다네.
但願長醉不用醒 오로지 원하느니 내내 취해 안 깨는 것.
古來聖賢皆寂寞 예로부터 성현들은 다 흔적 없어도
惟有飮者留其名 오직 술고래만은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 진왕(陳王)이 예전에 평락전(平樂殿)에 잔치할 제
斗酒十千恣歡謔 한 말에 만 냥 술을 흠뻑 즐겼네.
主人何爲言少錢 주인은 어이하여 돈이 적다 하는가.
徑須沽取對君酌 당장 술 받아다 그대 함께 마셔야지.
五花馬 오화마(五花馬)
千金裘 값진 갖옷
呼兒將出換美酒 아이 불러 내어다가 살진 술과 바꾸어서
與爾同銷萬古愁 그대 함께 만고의 시름 녹여나 보세.
해제
〈장진주(將進酒)〉는 한대(漢代)로부터 전해져온 술 마시고 마음껏 노래하자는 내용의 노래로, 고취곡사(鼓吹曲辭) 중의 하나이다.
해설
젊은이다운 헌걸찬 기세와 낙천적 인생관이 돋보이는 권주가이다. 세상일이 이도 저도 여의치 않을 때, 마음 맞는 친구와 어울려 대취하는 것만큼 큰 즐거움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는 첫 번째 장안행에서 정계 진출에 실패하고 양원(梁園)지방에서 잠징군(岑徵君), 원단구(元丹丘) 같은 친구들과 교유하며 재기의 기회를 다지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술이란 '만고의 시름'을 삭여주며, 자신의 재능에 대한 긍지를 간직하게 해주고, 현재의 가난함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주는 고마운 벗이었던 것이다.
인생이 무상하니, 좋은 술을 풍성하게 즐기자는 작품 전체의 구도는 한대(漢代) 고시(古詩) 첫 수의 "사람 한평생 이 세상에 마치 먼 길 나그네같이 순식간이러니, 말술로 서로 즐기며 인색하게 말고 후하게 할지라.[人生天地間, 忽如遠行客. 斗酒相娛樂, 聊厚不爲薄.]"와 같은 대목에서 착상을 얻었다. 좋은 때를 허비하지 말고 즐기자는 주제와, 화려한 술잔, 소 잡고 양 잡아 마련한 좋은 안주, 노래를 부르는 주인과 같은 작은 심상(心象)들은 한대(漢代) 악부 〈고가(古歌)〉와 〈서문행(西門行)〉, 위(魏) 조조(曹操)의 〈단가행(短歌行)〉, 남조(南朝) 때 송(宋) 포조(鮑照)의 〈의행로난(擬行路難)〉 등의 시 구절에서 착상을 얻은 것이다.
大海無津 汎舟楫而能渡 (대해무진 범주즙이능도)
虛空無梯 翩羽翼而高翔 (허공무제 편우익이고상)
큰 바다에 나루 없더라도 배 띄워 건너고
허공에 사다리 없더라도 날개 펼쳐 높이 오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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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無津 汎舟楫而能渡 (대해무진 범주즙이능도)
虛空無梯 翩羽翼而高翔 (허공무제 편우익이고상)
큰 바다에 나루 없더라도 배 띄워 건너고
허공에 사다리 없더라도 날개 펼쳐 높이 오르라.
*** 정해 놓은 길에 집착 말라, 똑같은 인생이 하나라도 있더냐. 태산 같은 자존감으로 자신의 길을 가라.
- 원효(元曉, 617~686), 『동문선(東文選)』 권83
[해설]
『동문선』은 조선 성종(成宗)의 명으로 우리나라의 ‘글’을 집대성한 책이다. 고대, 고려, 조선 초의 시문을 모으고 골라서 133권 45책으로 편찬하였다. 우리나라, 우리 문명(文明)에 대한 자존 의식의 발로였다. 이 『동문선』에 글이 수록된 인물 중에 생몰년이 가장 앞서는 이는 누굴까. 원효다. 원효는 신라 진평왕 대에 태어나 신문왕 대에 입적했다. 진평왕은 드라마로 더 유명해진 선덕여왕의 아버지이고, 신문왕은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아들이다. 원효가 태어난 지 올해로 1400년이 되었으니, 실감 나지 않는 긴 시간이 흘렀다. 그가 수많은 책을 저술하였고, 동아시아 사상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데 대한 설명은 일단 미뤄 두자. 『동문선』에 의하면 원효는 한국 한문학의 선구자이기도 하였다.
『동문선』에 수록된 원효의 글은 「법화경종요서(法華經宗要書)」, 「열반경종요서(涅槃經宗要書)」, 「해심밀경소서(解深密經疏序)」, 「진역화엄경소서(晋譯華嚴經疏序)」, 「금강삼매경론서(金剛三昧經論序)」, 「본업경소서(本業經疏序)」 등 6편이다. 모두 각 대승경전에 대해 원효가 찬술한 주석서의 서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각 경전의 제목과 대의를 해설한 이 글들에 대한 이해가 쉽지는 않다. 이 중 「본업경소서」는 보살의 길, 곧 인간의 길에 대해 설한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의 주석서 서문인데, 그 내용 중에 문학적 비유가 돋보이는 위 구절을 뚝 잘라 소개한다. 원효는 이 구절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정해 놓은 길에 집착 말라, 똑같은 인생이 하나라도 있더냐. 태산 같은 자존감으로 자신의 길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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