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 예 방/청계 안정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by 연송 김환수 2020. 7. 2.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덕필유린(德必有隣)이라고도 한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뜻을 같이 하는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

 

공자(孔子)는 덕() 있는 사람에게 이웃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왜 반드시()’란 말을 남겼을까?

() 있는 사람이 되기도 어렵지만, () 있는 사람을 보기도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德不孤 必有隣 (덕불고 필유린) - 靑林(청림) / 청계 안정환

 

德 : 큰 덕 / 不 : 아닐 불 / 孤 : 외로울 고

必 : 반드시 필 / 有 : 있을 유 / 隣 : 이웃 린

 

남에게 덕을 베풀며 사는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세상에서 인정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의 구절이다.

 

鄰 猶親也 德不孤立 (린 유친야 덕불고립)

이웃은 친구와 같다. 덕이 고립되어 서있는 게 아니라

必以類應 (필이류응)

반드시 같은 부류가 응한다.

故有德者 必有其類從之 (고유덕자 필유기류종지)

그러므로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같은 부류가 따르니,

如居之有鄰也(여거지유린야)

거주지에 이웃이 있는 것과 같다.

 

錄 論語句 金井山主人 晴溪 書 (록 논어구 금정산주인 청계 서) / 청계 안정환

--------------------------------------------------------------------------------------------------------------------------------

 

덕필유린(德必有隣)

 

조선 철종 때 경상도 상주 땅에 서씨 성을 가진 농부가 살았는데, 사람들은 그를 그냥 '서 선달'이라고 불렀다.

원래 선달이란 과거 시험에 급제는 했으나 아직 벼슬을 받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만, 이 사람은 무슨 급제와는 관련이 없었고 그냥 사람이 심성이 착하고 무던해서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다.

 

서 선달은 남의 땅을 빌려 겨우 입에 풀칠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인가는 봄이 왔어도 그해 농사를 지을 비용이 없을 정도로 곤궁하였다.

 

생각다 못한 그는 부산 쌀가게에서 장부를 담당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큰 아들을 찾아갔다. 효자 아들은 주인께 통사정을 하여 6개월치 월급을 가불받아 아버지께 드렸다.

 

서 선달은 500리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느 고개를 넘던 중 그만 돈을 흘려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때 반대쪽에서 고개를 넘어오던 한 양반이 이 돈 꾸러미를 발견했는데 세어보니 한 백냥쯤 되는 큰돈 이었다.

 

한편 서 선달은 30리는 더 가서야 돈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는데 전 재산을 잃어버렸으니 눈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다행히 돈을 발견한 사람이 착한 사람이었다.

 

횡재라고 좋아하는 하인에게 일러 말한다.

 

''잃은 사람은 반드시 찾아온다.~ 목숨같이 귀한 돈을 잃은 그 사람은 얼마나 속이 탈꼬!!"

 

그 노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몇 시간이고 돈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과연 한참 후 서선달이 얼굴이 훍 빛이 되어 나타났다.

 

주운 돈을 서 선달에게 돌려주자 서 선달은 "어른께서 제 목숨을 살려 주셨습니다." 하며 돈을 찾아준 은혜를 갚겠다며 사례를 하려 하는데~

 

그 사람은 "은혜랄 게 뭐가 있소 당연한 일인데" 하고는 펄쩍뛰며 사양을 했습니다. 그는 주운 돈 100 냥을 서 선달에게 전달을 해 준 뒤 가던 길을 갔다.

 

서선달도 다시 집을 향해 갔고 이윽고 어느 강가에 이르렀다. 그때 마침 한 소년이 물에 빠졌는데 구경꾼은 많아도 누구 하나 뛰어들어 구해 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때 서선달이 외쳤다.

"누구든지 저 소년을 구해내면 백냥을 주겠소"

그러자 어느 장정이 뛰어들어 소년을 살려냈다.

 

죽다 살아난 도령이 선달에게 말하기를 "정말 고맙습니다.

어른이 아니었으면 저는 수중고혼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의 집은 안동에서 제일 큰 부자인데 함께 가시면 백냥을 갚아 드리겠습니다."

 

서 선달은 무슨 사례를 받고자 한일은 아니었으나 자기의 사정도 있는지라 같이 안동까지 가게 되었다. 안동의 총각 집은 과연 고래 등 같은 부잣집이었다. 그때 소년의 부친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그런데 그 부친이란 사람은 다름 아닌 서선달의 돈을 찾아준 바로 그 노인 이었다.

"온 재산을 털어 제 아들을 구해 주시다니 당신은 진정 의인이요 정말 고맙소이다."

 

"아닙니다. 댁의 아드님은 어르신께서 살려내신 것입니다. 제가 돈을 잃었다면 무슨 수로 살렸겠습니까?"

 

"겸손의 말씀이십니다. 7대독자 외아들을 살려주신 은혜 백골이 되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안동 권 부자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살려준 보답으로 돈 천냥을 나귀에 실어 서 선달에게 주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서선달이 사는 상주 고을을 찾아와 백섬 지기 전답까지 사주고 되돌아갔다.

 

이 일은 후에 조정에까지 알려져 안동과 상주 두 고을이 모두 조정으로부터 후한 상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