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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 방/인문고전

산중문답, 장진주, 월하독작 - 이백(李白)

by 연송 김환수 2020. 3. 30.

산중문답(山中問答) -이 백(李 白)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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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문답(山中問答)은 두 사람 사이의 문답 형식으로 생각되지만, 이 시에서는 자문자답으로 풀이하여 감상하면 시적인 정취가 더욱 깊어진다.

여(余) : '나'라는 말로 이 시는 흔히 문답의 형식으로 볼 수 있지만, 스스로 자문자답하는 것으로 의미를 파악하면 더욱 의미가 깊은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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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爾何事棲碧山 (문이하사서벽산) /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하여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 웃으며 대답을 않지만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 복사꽃 흐르는 물따라 아득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세상이 아니로세

 

이태백 문집(李太白文集) 김달진 번역에 余(나여)가 爾(너이)로 번역되어 있음.

이 시는 산중에 은거하여 생활하는 은자의 평안하고 유유자적한 심리를 문답의 형식을 빌어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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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주 시는 이백 음주시를 대표하는 모든 중국민들의 애송시이다.

 

 

將進酒 (장진주) / 李白 (이백)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回(군불견,황하지수천상래 분류도해불부회)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세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君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成雪(군불견, 고당명경비백발 조여청사모성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귀한 집 사람이 거울을 보며 백발을 서러워하는 것을, 아침에는 푸른 실과 같더니 저녁엔 눈처럼 희어졌네.

 

人生得意須盡歡 莫使金樽空對月(인생득의수진환 막사금준공대월) 

인생이란 때를 만났을 때 즐거움을 다해야 하나니 금 술잔이 빈 채로 달을 맞이하게 하지 마시라.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천생아재필유용 천금산진환부래) 

하늘이 내게 주신 재능는 반드시 쓰일 곳이 있으니 천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돌아올 걸세.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 (팽양재우차위락 회수일음삼백배)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즐겨나 보세, 한 번에 삼백 잔은 마셔야 하네.

 

岑夫子 丹丘生 將進酒 君莫停 (잠부자 단구생 장진주 군막정) 

잠부자! 단구생! 드리는 술잔을 멈추지 마시게나.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傾耳聽 (여군가일곡, 청군위아경이청) 

그대들에게 노래 한 곡조 들려줄 터이니 그대들은 나를 위해 귀를 기우려 주시게.

 

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 (종고찬옥부족귀 단원장취불원성)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귀할 게 없으나 오직 늘상 취해서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古來聖賢皆寂寞 惟有飮者留其名 (고래성현개적막 유유음자유기명) 

예로부터 성현들은 모두 쓸쓸하셨고 오로지 술 마시는 사람만 그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진왕석시연평락 두주십천자환학) 

진왕이 옛날 평락관에서 연회를 할 때 한 말에 만냥 술을 마음껏 마셨다 하네.

 

主人何爲言少錢 徑須沽取對君酌 (주인하위언소전 경수고취대군작) 

주인장 어찌 돈이 모자란다 하시는가 당장 술을 받아 오시게 그대들과 대작하리라.

 

五花馬 千金裘 呼兒將出換美酒 (오화마 천금구 호아장출환미주) 

오화마 천금의 털가죽옷 아이 불러 꺼내다가 좋은 술과 바꿔 오게.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 만고수)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의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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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독작 시 4수는 이백의 개인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永結無情游 (영결무정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서로 기약하자.

    

 

월하독작1(月下獨酌 其1) - 이백(李白 : 701-762)

달빛 아래서 혼자 술을 마시며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놓고서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벗할 이 없어 홀로 술을 마시네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도 마주하여 세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부해음) 달은 이미 술 마실 줄 모르거니와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나를 따라 술을 마시네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를 함께 벗하니

行樂須及春 (항낙수급춘) 이 즐거움 봄 내내 누리고저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함께 거닐고

我舞影零亂 (아무영령난)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추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서는 함께 어울려 서로 기뻐하고

醉后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해서는 서로 나뉘어 흩어지네

永結無情游 (영결무정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서로 기약하자.

 

 

 

月下獨酌 其2

 

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하늘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주성이 하늘에 없을 것이다

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땅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땅엔 응당 주천이 없을 것이다

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좋아하였으니

愛酒不愧天 (애주불괴천) 술을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도다.

已聞淸比聖 (이문청비성) 나는 이미 들었다네, 청주는 성인에 견주고

復道濁如賢 (복도탁여현) 다시 탁주는 현인이라고 말하는 것을

聖賢期已飮 (성현기이음) 성인과 현인이 이미 마셨으니

何必求神仙 (하필구신선) 어찌 반드시 신선이 되기를 바랄까

三杯通大道 (삼배통대도) 석 잔 술로 대도와 통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 잔 술을 마시면 자연으로 돌아가네

俱得醉中趣 (구득취중취) 이 모두가 술에 취한 중에 얻는 것

勿謂醒者傳 (물위성자전) 술 깬 사람들은 전하지 말지어다

 

 

月下獨酌 其3

 

三月咸陽城 (삼월함양성) 춘삼월 함양성은

千花晝如錦 (천화주여금) 온갖 꽃이 비단을 펴 놓은 듯.

誰能春獨愁 (수능춘독수) 뉘라서 봄날 수심 떨칠 수 있으랴

對此徑須飮 (대차경수음) 이럴 땐 술을 마시는게 최고지.

窮通與修短 (궁통여수단) 곤궁함 영달함과 수명의 장단은

造化夙所稟 (조화숙소품) 태어날때 이미 다 정해진 거야.

 

一樽齊死生 (일준제사생) 한 통 술에 삶과 죽음 같아보이니

萬事固難審 (만사고난심) 세상 일 구절구절 알 거 뭐 있나.

醉後失天地 (취후실천지) 취하면 세상천지 다 잊어버리고

兀然就孤枕 (올연취고침) 홀로 베개 베고 잠이나 자는 것

不知有吾身 (부지유오신)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此樂最爲甚 (차낙최위심) 이게 바로 최고의 즐거움이지

 

 

月下獨酌 其4

 

窮愁千萬端 (궁수천만단) 천갈래 만갈래 이는 수심에

美酒三百杯 (미주삼백배) 좋은 술 삼백잔을 마셔볼거나

愁多酒雖少 (수다주수소)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酒傾愁不來 (주경수부내) 마신 뒤엔 수심이 사라졌다네

所以知酒聖 (소이지주성) 아, 이래서 옛날 주성이

酒堪心自開 (주감심자개) 얼근히 취하면 마음이 트였었구나

 

辭粟臥首陽 (사속와수양) 백이는 수양 골짝에서 살다 죽었고

屢空飢顔回 (누공기안회) 청렴하단 안회는 늘 배가 고팠지

當代不樂飮 (당대부낙음)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虛名安用哉 (허명안용재) 헛된 이름 부질없이 남겨 무엇하리

蟹敖卽金液 (해오즉금액) 게 조개 안주는 신선약이고

糟丘是蓬萊 (조구시봉래)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且須飮美酒 (차수음미주)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서

乘月醉高臺 (승월취고대)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