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李朝) 五百年 野談
차 례
第 一 話 - 寶娘과 靑湖 - 血痕奇譚
第 二 話 - 樂浪과 好童 - 悲戀哀史
第 三 話 - 楊書房의 致富 - 抱腹絶倒
第 四 話 - 風流監司 - 節佳妓話
第 五 話 - 哀戀話 - 靑春悲戀
第 六 話 - 異花 雪竹梅 - 復讐奇譚
第 七 話 - 將軍과 義盜 - 名將逸話
第 八 話 - 煩惱僧 - 佛力奇譚
第 九 話 - 悲愴의 賦 - 百濟哀話
第 十 話 - 金議官 叔侄 - 韓末逸話
第十一話 - 李星信의 最後 - 海戰悲話
第十二話 - 阿非知의 九層塔 - 望鄕哀話
第十三話 - 可憐杜十娘 - 名妓哀話
第十四話 - 公主와 神尺 - 怪夢奇譚
第十五話 - 餘愁 - 落照悲話
第十六話 - 斬首된 별아기 - 愛情悲譚
第十七話 - 千里遠情 - 義俠美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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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칠 화> 名將逸話(명장일화)
將軍과 義盜 (장군과 의도)
山中奇人
고려(高麗) 말년 공민와(恭愍王) 초년이었다.
최형(崔瀅,최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이 이십오세였는데 인물이
뛰어나게 잘났다. 육척이 넘는 키에 힘이 장사이며 기개가 호협하고
국량이 웅대하여 기울어지는 나라의 형세를 한몸으로 지탱하겠다는 장한
뜻을 품고 모든 선비들의 문약(文弱)에 흘러 시(詩)니 부(賦)니 음풍
농월하는 꼴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였으므로 붓을 던지고 칼을 잡기를
결심하였다. 칼과 활을 벗삼아 죽총(竹叢:작은 대나무 숲)을 치달려 버들
푸른 정자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눈쌓인 높은 산에서 사슴을 쏘아잡고
휘파람 한소리로 호연한 기개를 뽐내는 것이 젊은 남아의 통쾌한
노릇이라는 호담한 생각으로 사냥 다니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로 삼았다.
어느 늦은 가을, 활과 전동(전통-箭筒:화살통)을 메고 사냥을 나섰다.
송악산에서 여러날 돌아 다니다가 차차 뻗어져 삼각산까지 왔다. 그러나
좀체로 짐승을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오랬동안 돌아다녀도 토끼 한마리
못만나니 초조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낙엽 쌓여있는 바위 위에 앉아
쉬노라니까 마침 언덕밑 냇물가에 큰 사슴 한마리가 물을 먹고 있다.
새정신이 번쩍 난 최청년은 급히 활을 다려 겨냥을 바로 잡아 깎지손을
떼었다. 번개같이 나는 살이 사슴의 뒷다리를 맞혔다. 사슴이
고꾸라지더니 다시 일어나서 상한 다리를 질질끌며 달아난다. 그러나 그
닫는 걸음이 어떻게 빠른지 전동에서 화살을 뽑아 내는 사이에 벌써
사정(射程)밖에 벗어져 있다. 최청년은 급히 뛰어 사슴의 뒤를 쫓으며
둘 살을 쏘았다. 사슴의 배를 꿰뚫었다. 사슴은 거꾸러졌다.
발버둥질을 하며 딩굴다가(뒹굴다가?) 그만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졌다.
최청년이 달려가서 사슴이 떨어진데를 내려다보니 양편 절벽이 몇백길이나
되는 깊은 구렁 밑에 가서 사슴은 네 발을 하늘을 가리켜고 쳐박혀있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발을 부쳐 내려갈 수가 없다. 멀리 아래로
내려가서 골짜기를 따라 올라오기 전에는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자니
십리 길이나 실히 될 것같이 멀다. 도저히 남은 해로는 어둡기 전에 저
사슴 있는데를 대어갈 것같지 않다. 최청년은 어떻게 하나하고 서서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에 건너편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한 청년이 있었다.
어- 오늘 내 식복이 터졌나부다. 사슴의 피와 고기를 실컨 먹을 일이
생겼군
하더니 꽁무니에 차고있던 긴 줄 사다리를 꺼내어서 한편 끝을 석벽위에
서있는 나무에다 감아 매고는 한편 끝을 골짜기 밑으로 내리고 그것을
타고 경각간에 골 바닥으로 내려간다. 그러더니 사슴을 타고 앉아
허리에서 칼을 빼어서 사슴의 염통자리를 찔러 피를 나게하고는 품에서
표주박을 꺼내어 사슴의 심혈을 그뜩 받아 죽 마시고 또 받아 먹더니
최청년을 치어다 보며
사슴의 피를 잘 먹도록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최청년은 그 광경을 보니 너무도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사람과 같이 내려갈 도리가 없다. 괘씸하고 분한 마음이
치밀지마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다만 내려다보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이놈아 보아하니 너도 산에 많이 다니는 놈인데 그래 남이 잡은 사슴의
피를 너 혼자만 먹는단 말이냐?
그 사람이
허허허 아무리 당신이 잡았다고 해도 당신이 조처할 수가 없어
내어버리는 사슴의 피를 내가 좀 먹었기로 어떻단 말이요. 당신이 여기
내려오신다면 내가 두말없이 물러나겠소. 그러나 당신이 나처럼 줄
사다리를 가지지 못한 바에는 저 아래로 내려가서 골을 따라 예까지
올라올 수 밖에 없지 않소. 그러자면 오늘해로는 못오실 것이 아니요.
이대로 버려두면 밤에 호랑이나 늑대가 와서 먹어 버릴 것이니 어차피
내버리는 것이 아니겠소. 그렇게 된 터에 내가 좀 먹는다고 무슨 잘못이
되겠소
늠실 늠실 조롱을 한다. 그러더니 사슴의 다리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썩
베어내더니 날것으로 뭉텅 뭉텅 배어서 먹는다. 이일을 당한 최영청년은
당대에 호걸로 자처하여 누구에게든지 조롱이나 업신여김을 받아 본 일이
없던 한량으로 오늘 이와같은 모욕을 당하니 분한 마음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놈 고얀놈 같으니 뉘 앞에서 감히 되지못한 아가리를 놀리느냐
너같은 놈은 할 수 없이 버릇을 가르쳐야 하겠다
하고 활에다가 살을 멕였다. 이것을 본 그 사람은 더욱 놀리는 말로
여봅쇼. 너무 그렇게 뽐내지 맙시오. 내가 이 사슴처럼 당신 화살에
겁낼 줄 아시오? 어림도 없소. 어디 화살 있는대로 연발을 해서 내몸에
스치기라도 하면 내가 이 사슴을 져다 바치고 백배 항복을 하겠소
하는 것이었다. 최청년은 분이 더욱 돋구어져서 시위에 얹힌 살을
쏘았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그 사람은 슬쩍 비켜서고 화살은 사슴의
머리에 가 박힌다. 최청년은 당황했다. 활을 배운 이후에 처음 당한
일이었다. 이러한 재주있는 자를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대로 말
수도 없다. 정신을 바짝 차려서 또 한대를 쏘았다. 이번에는 그 자가
몸을 훌쩍 솟구치더니 나는 살을 덤썩(덮썩) 쥔다.
어- 무서운 활이다. 하마터면 내 가슴을 뚫을뻔 하였는데
하며 화살을 쳐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최영은 그만 맥이 탁 풀린다. 이
사람에게는 활로는 한낱 장난거리밖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깨달았다.
멍하니 섰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을 본 그 사람이
이만하면 재주도 서로 알만 하니 우리 그만 사화(私和:나쁜감정을
풀어버림)합시다. 내가 이 사슴을 가져다 드리지요
하더니 그 줄사다리를 홱 잡아 젖히니까 나무에 매었던 것이 풀려진다.
그리더니 그 줄을 서름서름해서 최청년이 있는 편으로 훌쩍 치뜨리니까 그
줄 끝에 달려있는 쇠로 만든 낚시처럼 꼬부린 갈쿠리가 돌뿌리에 컥하며
박혀서 얽혀진다. 그것을 팽팽히 당겨보더니 사슴을 칡넝쿨로 짐빵을
해서 짊어지고 성큼성큼 올라온다. 최청년은 마음으로 굉장한 힘과
재주를 탄복하며 멀거니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柳春乭
잠간사이에 다 올라온 그 사람은 사슴을 내려놓고 넙적 절을 하며
소인은 유춘돌이라는 도둑질로 생업을 삼는 놈이올시다. 그러하오나
몇해를 두고 쇠약해진 이 나라를 바로잡아 일으켜서 저 무도한 원나라의
압박을 물리치고 자주독립된 나라을 만들수 있을만한 호걸을 만나기를
원했더니 오늘이야 서방님을 뵈오니 소인의 소원이 이루어졌읍니다
하는 것이었다. 최영은 모든 일이 뜻밖의 일이라 자연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비상한 일을 당할 때 신경이 집중한 무인의 눈이란
가장 예민한 법이라 먼저 그 자의 인물됨과 기색을 날카롭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긴장된 얼굴과 서릿발이 치는 눈으로 그 자의 아래위를 훑어
보았다. 키는 조그마하고 얼굴은 또렷하게 생긴 미남자이다. 어디 한곳
그와같은 절륜한 호용이 있어 보임직한 점도 없다. 그저 사근사근해서
다정스러운 인상을 준다. 나이로 보아서는 이십 전후밖에 더 보이지
않는다. 어느모로 보더라도 아무 적의가 없고 안상하다. 그것을 살핀
최형도 기색이 저윽이 부드러워져서
네가 도둑질로 생업을 삼는다고 하니 도둑놈으로서 이 산중에 무슨
일이 있어 왔으며 보아하니 네 용맹과 무술이 뛰어난 재주인데 왜 하필
도둑질을 한단 말이냐?
예-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러하오나 소인은 지극히 천한 백정의
자식이옵니다. 백정의 자식으로 무술을 안들 무엇하오며 효용이 있은들
어디다 쓰겠사옵니까? 오직 소나 잡고 키나 얽어서 생업을 삼기에는 싫은
생각으로 배운 것이 도둑질이옵니다. 그러하오나 소인이 도둑질을 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한푼의 해도 끼치지 않습니다. 저 원나라 되놈의
것이나 왜놈의 재물을 훔쳐다 살아가옵지요. 그리하옵고 세상 사람들의
너무나 심한 천대를 받기 싫어서 이너머 산골에다 초막을 지어서 이
세상과 격리해서 자유로 살고 있사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이 바른 일을 해야 하지않느냐, 비록 타국
사람의 물건이라도 평상시에 도둑하는 것이 옳지못한 일이란 말이다.
적대시해서 전쟁이라도 일어날 때에는 혹 살수도 있는 일이지마는
예- 지금 서방님께서 말씀하신 그점을 소인이 깊이 생각한 바이옵니다.
소인이 먼저도 말씀 여쭈었읍니다 마는 세상사람의 지독한 천대가 싫어서
심산궁곡에 외따로 살면서도 그래도 동족에게는 그 천대의 보곡을 해서는
안될 것을 깊이 명심합니다. 소인의 천대받는 것은 소인의
개인문제이옵지요마는 거기에도 불평이 있사온데 온나라가 되놈에게
짓밟혀서 상감님께서도 되놈의 손속에 꼼짝을 못하시고 그놈이 하라는
대로 하셔야 되오니 이 분풀이를 털끝만치라도 하고자 하는데에서 소인의
뜻을 정했던 것이옵니다. 더구나 되놈의 사신이라고 하는 놈들이 오기만
하면 갖은 토색을 다해서 우리나라의 좋은 물건만 뺏어가지 않사옵니까.
소인은 그 놈이 우리나라 땅을 떠나서 압록강만 건너 오면 뺏어가는
물품중에 가장 귀중한 것만을 훔쳐옵니다. 요만것으로 무슨 보복이라고
하오리까 마는 그래도 가장 작은 일이라도 소인이 혼자 힘으로 해왔던
것이옵니다
이와같은 문답을 하는 동안에 짧은 가을 해는 벌써 서산에 걸려있다.
춘돌이가
서방님께 여쭙기 황송하옵니다 마는 벌써 날이 저물어 가오니 산밑
인가까지 내려 가시기가 어려울듯 하옵니다. 소인의 집이 저 등너머
있사옵니다. 누추하오나 하룻밤 주무시고 가십소서
최청년은 그래도 도둑놈의 집에 갈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이 날 저무는 것쯤이야 그리 걱정할 것
있느냐. 나는 염려말고 네나 가거라. 그리고 저 사슴은 네가 가져다
먹어라
하고 거절하였다. 춘돌이는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죄송하온 분부이옵니다. 소인은 어느때든지 서방님이 필요하실 때에,
대령하겠사옵니다
하고 다시 하직 절을 하고 사슴을 지고 내려간다. 최영청년도 걸음을
빨리 하여 산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을해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두워진다. 앞에 산등이 가로 막혀진다. 그 등을 넘지 않고는
갈 수 없으므로 길이 넘는 샛대를 헤치고 막 산마루에 올라섰을때 별안간
먹장같은 구름이 희미한 초생달빛을 가리면서 번개가 번쩍하더니 우르륵
천동을 한다. 곧 소나기가 쏟아질 것같다. 지척을 분별할 수 없다.
그러나 잠시도 지체할 수는 없다. 발을 자주 놀려 내려오는데 우- 하면서
소나기가 막 쏟아진다. 위선 급하니까 큰 참나무 밑에 들어섰다. 바람이
몹시 몰아친다. 비맞은 나무잎이 전신에 휩싸 덮인다. 뼈가 저리게
춥다.
(어- 내가 너무 고집을 부리다가 이 소조를 당하는군. 그자가 간청할
때 따라가서 하룻밤 지날 것을)
하는 후회도 났으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난데없는 불빛이 바로 마주
보이는 곳에서 반짝하고 없어진다. 절처봉생이었다.
(여기 인가가 있는 것을 몰랐구나)
입안의 말로 뇌까리며 그 방향으로 더듬어 걸어갔다. 큰 바위를 등지고
인가인 듯한 것이 있다. 그러나 아까 반짝하던 빛도 다시는 없으니
어느것이 바위인지 집인지 짐작도 할 수 없다. 그러자 또 번개가
번쩍한다. 그 번개빛에 눈에 띄는 것이 튼튼히 해놓은 울타리와
사립문이었다. 굳게 닫혀 있는 사립앞에 다가서서
여보!
하고 불렀다. 그러나 비바람소리가 세차게 나는 때라 잘 들릴 리 없다.
두세번 불러보았으나 아무 대답이 없다. 사립문을 밀어 흔들면서 다시
한번 크게 불렀다. 무슨 방장인지 문에 가려있던 것이 걷히더니 불빛이
환해진다. 그러더니 방문을 열고
거기 누가 오셨읍니까?
명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난다.
예 산에서 길을 읽고 향방을 몰라 하룻밤 드새우고 가려고 찾아
왔습니다
아이 가엾서라. 이렇게 풍우가 심한데....
하면서 달려나와 사립을 열어준다. 최청년은 전후 체면을 돌볼 여가가
없어 들어서면서 건너다 보니 십칠,팔세나 되어보이는 선녀같이 예쁜
처녀가
어서 마루로 올라오십시오. 옷을 저렇게 적시셨으니 오즉
추우시겠어요
예 고맙소. 뜰에서라도 비만 피하면 좋겠으니 염려마오
그것이 무슨 말씀이오니까. 아니오셨으면 모르겠으나 이 밤중에
더구나 이 심한 비바람에 뜰에 계시겠다는 말씀이 당키나 한 말씀입니까.
어서 올라 오십시오. 저희는 내외같은 일은 하지 않습니다
손이라도 잡아 끌듯이 말한다. 최영도 하는수 없이 마루에 올라섰다.
흠빡젖은 옷에서는 물이 자꾸 뚝뚝 떨어진다.
山賊의 누이
처녀가 방으로 들어가더니 새로 꾸며둔 듯한 바지 저고리를 내놓으며
우선 이 옷으로 갈아입으십시오. 빨아 꾸민 것이라 더럽지는
않습니다..... 젖은 옷을 벗으셔야 추위가 놓이시지요
마치 친척이나 만난 듯이 친절히 말하는 것이었다. 나중에야 어찌되든
사양할 형편이 못된다.
지나가는 사람이 하룻밤 비나 피하고 가도 고마운 일인데 이같이
친절히 해주니 무엇이라 감사할 말이 없소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주인된 도리에 의당히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최청년은 얼른 옷을 바꾸어 입었다. 방안에서 옷 갈아 입기를 기다렸던
처녀는
어서 들어오십시오. 방이 누추합니다마는 추위를 진정하셔야 하지
않겠읍니까
하고 문을 열어 놓고 인도한다. 최청년은 속담에 절에 간 색시가
중시키는대로 한다는 격으로 별도리가 없다. 방에 들어서면서 방안을
살펴보니 놀라울만치 화려한 방치장이다. 분벽 사창으로 새로 보배를
하고 의장과 문갑도 고귀한 것들을 제자리에 깨끗이 놔두고 가장 구하기
어려운 서화로 꾸민 병풍이라든지 놋 촛대에 굵은 청심초를 켜놓아 낮같이
밝다. 처녀가 나가서 조금 있다가 밥상을 들고 들어와 손앞에 놓으며
마침 제 오라비가 나가서 안 돌아왔는데..... 차려두었던 밥입니다.
과히 식지는 않았읍니다. 시장하실 터인데 위선 요기나 하십시오
하고 술까지 따뜻한 것을 잔에 가뜩 부어 놓는다. 최영은 너무도 의외의
친절한 대접을 받게되니 도리어 이상스러운 생각이 든다.
대체 색시는 어떠한 사람이요? 이 첩첩 산중에서 혼자 집을 지키고
있으니.....
어서 진지나 잡수십시오. 이야기는 나중에 드릴터이니
하고 또 술을 따라 놓는다. 여거푸 오, 륙배의 술에다가 밥을 달게 먹고
상을 물렸다. 아직 풍우는 그치지 않는다. 상을 물리고 나서 처녀가
공손히 앉더니
물으시던 말씀을 이제 대강 말씀하겠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제일
천한 무리 올시다. 그런데다가 부모가 구몰하게 되오니 남의 천대가 더욱
심하여 차마 배겨낼 수가 없었읍니다. 그래서 제 오라비와 의논하고
차라리 사람 안사는 곳에서 비록 심한 고독을 받드라도 자유롭게 살겠다고
하여 여기 와서 남매가 의지해서 이렇게 지내고 있은지도 벌써 삼년이
되었읍니다. 제 성은 유가이옵고 이름은 추향(秋香)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오빠되는 이는 어디를 가서 이렇게 늦도록 안돌아 오오?
마침 무엇을 좀 사오겠다고 갔는데 오래지않아 올 것입니다
풍우가 이렇게 심한데 오기 어렵지 않겠소
늘 다니시어 익숙하니까 풍우쯤 몰아친다고 해서 오마한 것을 어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보아하니 이방은 색시가 쓰는 방같은데 다른 방은 없소?
예 이방은 제가 거처하고 건너방은 오라비가 씁니다. 언제든지
오라비가 나갈 때면 문을 잠그기 때문에 부득이 제방으로 모셔들였읍니다
그 영리하고 명쾌한 언어와 옷입은 맵시라든지 앉은 태도가 도시에서
세련을 많이 받은 얌전한 규수에도 지지 않을만하다. 영롱한 눈과
아름다운 입술이 가위 드물게 보는 미인이었다. 최청년은 마치 무슨
꿈이나 꾸는듯한 느낌이 일어난다. 그러나 체면을 돌보아 마음을 꾹
누르고 여러가지로 캐어 물어본다.
나이는 몇살이나 되었소?
열일곱살입니다
그전에는 어디서 살았소?
서울서 살았습니다
여기서 무슨 생업으로 이렇게 살아가오?
오라비가 벌이를 해오니까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수작하고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난다. 문 열라는 소리도
없었는데 누가 뜰에서 마루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추향처녀가 일어서면서
최청년에게
아마 오라비가 돌아오나 봅니다
하면서 문을 열고 나서서
오빠 지금 오셔요. 그런데 옷을 저렇게 적셔서 어떻게 해요
오냐. 이 웃옷은 젖어도 관계찮다. 물방울이 굴러 떨어지고 스며들지
않는 우장옷이니까. 오늘 처음 얻어 입었는데 유삼에 대일 것이 아니다
하면서 웃옷을 벗어서 물을 홱 뿌리더니 추향에게 주며
어디서 손님이 오셨느냐? 네방에 누가 계신 모양 같으니
예 길을 잃으시고 우중에 찾아 오신 손님이 계셔서 오빠방은 문이
잠겼고 해서 부득이 제 방으로 모셔 들였어요
하는 추향이 대답에
잘 했다. 이 풍우중에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으신 손님이면 오죽
고생을 하셨겠니. 그래 진지라도 차려드리지 않고.....
예 오빠 저녁진지를 드렸어요. 오빠는 오시면 다시 짓더라도
그래야지 참 잘했다. 너도 인제는 한집안 주부노릇 할만치 자랐구나.
내 걱정이 덜려진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이 깜짝 놀라며
아! 서방님이 행차를 하셨습니다 그려. 그 험한 날씨와 어두운데
고생이 오죽 하셨겠습니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낮에 사슴으로 해서 여러가지 사건이
있던 유춘돌이었다. 최청년도 밖에서 그들 남매가 얘기할때 어디서 듣던
음성이라고 생각하여 다소 의혹을 가졌던 바이었다.
어- 이것이 바로 네 집이었더냐. 참 세상 일이란 기묘하게도 되는구나
낮에 소인이 모시고 오려고 말씀을 드려도 거절하시게 날은 저물고 또
맹수들이 요사이 많이 나와 장난한다 하여 염려했읍지요마는 서방님께서야
설마 어떠시랴 하였었읍지요. 그러나 날씨가 폭풍우로 변하여서
근심하였습니다
길을 잃고 폭풍우를 만나눈코를 못뜨고 지척을 분별할 수 없어 이뒤
산등에서 나무밑에 섰으려니까 네말 안들은 것이 후회도 너더라. 그래
결국 너의 집에 와 이처럼 신세를 지게되니 이것이 심상한 인연이
아닐까부다
춘돌이가 추향을 돌아보며
이애! 내가 늘 네가 어떻게하든지 우리의 주인되실 양반을 구해서 몸을
의탁하고 살아가보자고 이야기를하면서 찾던 호걸을 오늘이야 뵙게도어서
더할 기쁨이 없다고 내가 사슴지고와서 말하던 서방님이 바로 이
최서방님이시다. 네 다시 절하고 뵈어라
절은 새삼스레 무슨 절이야 인제와서
추향이는 조금도 수줍어 하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오라비가 평생을 주인으로 모시려고 결심하였으면 저에게도 정성껏
받들어야하올 주인이시온데 어떻게 아무런 예가 없겠사옵니까
하더니 공손히 절을 한다. 최영도 앉아 받기가 안되어서 허리를 꾸부려
답례하였다. 춘돌이가
이에 우리 남매가 이 세상에 나온 후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지않으냐.
네 재주껏 음식을 좀 차려라. 그래서 우리가 두고두고 원하던 주인을
모신 첫날을 기념하자
추향이가 장문을 열더니 새로 지어두었던 의복일습을 내어 놓으면서
서방님 이것은 제가 배운 솜씨로 지어두었던 것인데 치수도 어디다
표준할 수 없어 함부로 제생각 나는데로 마른 것이라 맞으실지 모르오나
제가 처음 뵈옵는 정성입니다. 잎어보심이 어떠하올지?
하는 것이었다. 춘돌이가
참, 잘 생각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의 유념이란 남자로는 상상도
못하게 꼼꼼한 것이로구나. 어느틈에 이런것을 다 준비해 두었더란
말이냐
하고
서방님 옷을 갈아 입으십시오. 제 정성이 이만한 것을 통촉해
주십시오
오냐 입고말고 너희 남매만의 기쁜날이 아니다. 나에게도 다시 없는
즐거운 날이다
추향이는 최영청년의 말이 끝나자 부엌으로 내려가고 최영은 새 옷을
갈아 입었다.
義盜의 寶物
춘돌이가
술상 보아올 동안에 소인이 거처하는 방을 좀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다소간 모아 둔 것이 있습니다
그래 참 너 거처하는 방을 보고 싶었던 터이다
유춘돌의 인도를 받아 최영청년은 건너방으로 갔다. 이 방이야 말로
당대의 비장품의 전당이었다. 방이 크기가 네칸이나 되임직한데 고려
국내에서는 얻어보기는 고사하고 들어도 못본 진기한 보물이 질서있게
벌려있다. 금은으로 아로새긴 교의에 호피(虎皮)를 깔아서 정면에
놓여있고 바른편에 옛 고구려의 지도가 걸려있다. 위선 춘돌이가
최청년을 정면 호피교의에 앉기를 권해서 좌정하였다. 다른 것보다
무인의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이 무기였다. 맞은편 벽에 걸린 집을
영롱하게 꾸민 칼에 눈이 멈추고있으니 춘돌이가 얼른 그 칼을 벗겨다
최영에게 드리면서
이것이 원나라 숭상르로 있는 탈탈(脫脫)이 지극히 사랑해 오던 보검인
이름난 칠성검(七星劍)이 올시다. 작년에 탈탈이가 요동을 순시할 때에
소인의 손으로 옮아온 것이옵니다
듣기에도 놀라운 일을 예사롭게 말하고 있는 춘돌의 얼굴을 다시 한번
건너다 보지 않을 수 없다. 칼을 받아보니 칼집에는 금은으로 아로새긴
두마리의 용의 머리와 입에 진주로 박아 북두칠성의 형체를 이루워 있다.
금으로 만든 환(環)을 지그시 누르며 칼을 뽑으니 검광이 무지개빛같이
찬란해 지며 눈을 현황케 한다. 최영은 칼을 들어 공중을 한번 죽
그어보니
휙
소리와 함께 번갯불이 지나간다.
어! 참 보검이로다!
하는 탄사를 아니 발할 수 없다. 다시 칼날을 불빛에 자세히 비쳐보니
금으로 칠성검이라고 새겨있다. 칼을 꽂아 춘돌에게 맡기고나서 많이
진렬해놓은 여러 무기를 살펴보니 모두 명물 아닌 것이 없다. 큰 궤도
여러개 있는데 모두 단단히 잠겨있다. 그중에 한 궤짝을 춘돌이가 열더니
서방님 이 궤속에 있는 것은 중국에서 오랜 세월을 내려오면서
도둑들이 도둑질할 때에 쓰는 기구와 그 방법을 설명해 놓은 비밀한
문헌들 입니다. 이것이 도척(盜拓)이 뒤에 내려오는 도둑의 종통을
전해온 것인데 인제와서 소인이 서방님을 모시게된 이후에는 필요가 없게
되었은 즉 돌려보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주 없애 버리면 좋지않겠느냐
안됩니다 도둑의 세상에도 의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통을 매우
중하게 여깁니다
그러더니 고구려 지도를 가리키며
서방님께서는 이 나라를 더는 몰라도 우리 선조가 이룩했던 고구려의
옛강토를 찾아서 자유 독립된 국가를 이룩하시는 대임을 이루실 큰 사업에
주인이 되시기만 원합니다
최영은 처음 만났을때 도둑놈이라는 말에 괘씸한 마음으로 대하던
마음이 일소해질뿐 아니라 그 애국지심과 넓고 큰 뜻에 감복하였다. 이
때에 추향이가
오빠-
하고 부른다.
오- 그동안 다 준비하였니
하고 두사람은 안방으로 돌아왔다. 정결하고 풍부한 만찬이 식탁에 그득
벌려 놓여있다. 자리에 앉은후 추향이가 술을 잔에 가득 따라 최청년에게
올린다. 최영이 잔을 받으며
이 술이 예사 손 대접하는 술은 아니겠지. 이름을 지어 먹어야 하겠다
추향이가 눈을 내리뜨고 얼굴이 붉어지며 대답을 못한다. 춘돌이가
왜 대답을 못 여쭈느냐. 서방님께서 네 심지를 들어 보시려고 하신
말씀인데
추향이가 겨우 고개를 들고
서방님을 제 일생동안 받들려는 첫번 맹세하옵는 잔이옵니다
어 고맙다. 이 인연은 예사의 연분이 아니라 하느님이 지시하신
연분이다. 길이길이 굳게굳게 지키자
하고 죽 술잔을 비우고 자기가 병을 달래서 찬잔을 부어 추향에게 주며
네가 맹세하는 잔을 내게 주었으니 나도 그저 있을 수야 있겠니! 이
잔은 오늘날 너의 깊은 온정의 뜻을 가슴에 새겨 변함이 없기를 결심하는
표시이다. 사양말고 남김없이 마셔라
아무리 못먹는다 하온들 이 잔을 사양하올 법이 있사오리까
하는 추향이는 더욱 경건한 태도로 다 마신다. 이것을 본 최영은 더욱
유쾌하여 추향더러
네 오라비에게도 감사의 뜻으로 한잔 권하여라. 그리고 우리 삼인이
공동으로 오늘을 축복하는 잔을 들자
이와같이 쾌락한 주석을 가을밤이 거의 샐 때에야 끝났다. 춘돌이는
안녕히 주무십시오
하고 제방으로 건너갔다. 새금침을 내어펴고 서방님께 자리에 눕기를
청하는 추향의 민첩하고 영리한 모든 행동과 원래 아름다운 얼굴에 약간
주훈이 돌아 그 아리따운 태도는 일대 호걸인 최영청년의 풍정있는 신경을
흔들대로 흔들었다. 추향의 손을 끌어당겨 자리에 들어가니 그 다음 일은
두사람만이 알 일이다.
崔瀅의 兩參謀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는 어제밤에 무슨 비바람이 있었더냐는 듯이 구름
한점없이 활짝개였다. 따스한 아침해가 높다랗게 올라온 뒤에 최영청년도
잠이 깨어서 일어났다. 추향의 정성스레 차린 아침밥을 마치고 난 뒤에
춘돌이가
서방님 오늘은 좀 쉬십시오. 소인은 무슨 조치 할 일이 있어 좀
다녀와야 하겠습니다
한다. 최청년이
이애, 그 서방님이니 소인이니 하는 말은 인제는 고쳐라. 네 누이를
내가 비록 소실이지마는 데려온터에 그런 말들은 아예 하지마라
황송하온 말씀이옵니다. 차차 서방님께서 영귀하시오면 칭호도 자연
고쳐질 것이오니 아직은 저의 하는대로 버려 두십시오
그리고 추향더러
내가 가면 모레 일찌기 돌아올 터이니 그리알고 조심해서 서방님
모시고 기다려라. 그리고 내방문 열쇠를 너에게 맡기니 혹 심심하시거든
모아둔 귀중품이나 보시게 하여라
하고 열쇠꾸러미를 내어주고 나가버린다. 최영은 일어나 뜰아래 내려서서
주위를 살펴보니 석벽밑에 의지해서 굵은 통나무로 우리를 짜서 지은 집에
굴참나무 껍질을 기와처럼 이어놓아서 가까이 와서 보지 않고는 사람사는
집이라고 알아볼 수 없다. 추향이에게
참 숨어살기는 십상 좋게 되었구나. 누가 이산중에 올 수도 없을뿐
아니라 설령 온다해도 멀리서야 어디 사람사는 집같이 보이겠느냐
예 과연 그런가 보아요. 여기 와서 있은지 삼년이나 되어도 서방님
오신 것이 처음이야요
하는 추향의 얼굴은 하룻밤 사이에 더욱 화사하게 고와져서 사내의 마음을
충동한다. 최영은 추향의 허리를 덥석 안고 방으로 들어왔다.
이애, 너와 이렇게 마주앉아 있으니 세상사가 다 꿈속 같구나. 그까짓
공명이니 사업이니 다 팽개치고 이곳에서 너와 일생을 이렇게 쾌락하게
지냈으면 무엇보다 행복된 생활이겠다. 너는 어떠냐?
서방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니까. 저는 그말씀의 뜻을
모르겠습니다. 서방님께서 용속한 범부로 허송생활하시는 저의 주인이
되시게는 목숨을 바치어서라도 아니할 것입니다. 저는 본래 지극한
천인의 자식으로 아무것도 배운 것은 없습니다마는 오라비가 여러 해를
두고 일대 영웅을 모셔서 이 나라를 중흥시키는 큰 사업에 모든 것을
바치기로 맹세하고 저에게도 의리에 사는 것을 가르쳐 왔습니다.
오라비의 그 높은 뜻을 저는 꼭 배워 왔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저의
심혈에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추향의 이와같은 비분강개한 말을 들은 최영은 두 주먹이 절로 불끈
쥐어진다. 한낱 나이어린 천민의 딸로 이와같은 굳센의지를 가진
절세미인이 자기의 애첩이 되어서 격려하는 것은 몇사람의 동지를 사귄
것보다도 강렬한 의지와 힘을 도와주는듯하다.
어 네가 방가위지(方可謂之:진실로 그렇다고 이를 만하게) 최장군의
애첩될만한 여자이다. 나의 목숨이 있는데까지 중흥대업을 성취하고 말
것이다. 네 오라비와 한가지로 너는 나의 참모가 되어다오
이와 같이 즐거운 하루 해를 보내고 밤에는 춘돌의 방에서 각색진귀한
보물들을 고루 구경하였다. 이튿날은 추향의 청으로 사냥을 나가서 큰
곰을 한마리 잡았는데 추향의 신출귀몰한 표창술은 놀라운 것이었다.
추향은 시문에 대한 공부도 상당한 조예가 있다. 여러 방면으로 토론하는
아취가 진진하였다. 제 삼일 되던 날 식전에 춘돌이가 돌아왔다.
최영에게 문안을 드리고 추향에게
이해, 오늘은 이사를 해야 하겠으니 아침은 일찍 치우도록 하고 짐을
꾸려야 하겠다
하고 최영청년에게
오래 전부터 서울 채하동에 집을 하나 사 두었습니다. 인제 서방님을
모시게 되었는데 이 산골에서 잠시인들 더 있을 까닭이 없사오므로 제가
가서 대개 정돈해놓고 왔습니다. 추향이가 삼년동안 귀양살이를 하였으니
애처롭기도 하옵고 서방님께서 큰댁내왕하시는 데도 편리하실 듯 하옵니다
식후에 짐을 묶어 서울서 온 짐군과 교군으로 떠나서 서울(松都)
채하동으로 옮겨왔다.
추향의 일거일동은 빈틈없는 영웅 최영의 입에 혀와 같은 애첩이었다
이사 온 이튿날 춘돌이가
서방님 저는 항시로 모시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어느 때든지 대령하겠습니다. 이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은 서방님께
드립니다. 마음대로 쓰십시오
추향에게도 서방님 잘 받들라는 부탁을 하고, 나가버렸다.
그후 최영은 더욱 춘돌이의 모아둔 병서에 잠심 연구하여 무과에
장원하고 출사하여 점점 지위를 얻게 되었다.
오직 굳게 먹은 마음은 원나라의 기반을 벗고 자주독립하는 길로
기울였다.
그래서 원나라와 관계되는 홍두적(紅頭賊:紅巾賊) 난리와 최유(崔濡)와
김용(金鏞)의 원나라를 배경으로한 반역시(興王寺의 變)에,
납합출(納哈出)의 침입했을때와 같은 여러번 큰 사건에 어느 때나 기민한
유춘돌의 정보 보고로 남먼저 사변의 기미를 알아서 처리해 나가는데 늘
빛난 성공을 하였던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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