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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연방/법정스님 말씀 등

자신이 감당할 무게만큼 / 법정스님

by 연송 김환수 2016. 4. 7.


자신이 감당할 무게만큼   /  법정스님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거리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린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 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욕심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줄은 모른다.

모이면 모일수록,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무겁게 짓누른다.

 

삶이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놓아버려야 할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짓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리는 연잎처럼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욕심에 집착하면 불명예 외에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좋은 것을 담으려면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진다.

악기는 비어 있기 때문에 울린다.

비우면 내면에서 울리는 자신의 외침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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