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 포럼(http://currencyforums.net)에서 alfalfa라는 운영자가 2007년 2월부터 2008년 4월사이에 쓴 글 “Repaired, Restored, and Doctored Notes”을 번역 및 첨삭한 글입니다. 포럼의 성격상 모두 미국지폐에 대해 쓴 글이지만 수리된 지폐가 어떤 것인가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더 없이 좋은 글인것 같아 소개합니다.
카페 어디에 올릴까 고민하다가 적당한 코너가 없어 여기 올리지만 비단 미국지폐뿐만 아니라 모든 지폐에 해당하는 글임을 밝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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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지폐는 2006년 9월 한 경매에서 $11,000에 낙찰된 것으로, 당시 소개되었을 때 도안부분까지 길게 찢어지고 아래 테두리 부분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갔다고 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 경매때 소개된 것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FIVE HUNDRED DOLLARS”의 U부분까지 깊숙이 찢어진 게 보이며 아래 테두리 부분이 명확히 찢어져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6개월 뒤 수리된 후에 출회된 같은 지폐인데, 확실히 몇 등급 정도는 업그레이드된 것이 선명합니다. 찢어진 부분과 떨어져 나간 부분이 없어진 것이 확실하죠? 참고로 이 상태로 잘 알려진 Lyn Knight Currency Auctions에서 출회되어 $36,000에 낙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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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폐는 2005년 6월 역시 잘 알려진 한 경매에서 낙찰된 fractional currency인데, 당시 출회될 때 Gem Crisp UNC로 소개되었고 낙찰가는 $950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뒷면에는 몇 개의 연필로 쓴 메모가 보이는데 이는 Ford-Boyd collection에서 나온 수집품에서 흔히 보이는 것입니다.
다음은 헤리티지가 주관하는 2006년 CAA 경매에서 출회된 물품의 사진인데, 이 때에는 Superb Gem New로 소개가 되었으며 “제조 당시 그대로의 지질과 다른 모든 것들 또한 수집가가 원하는 상태”라고 광고가 났습니다. 이 지폐는 $2,760에 낙찰되었습니다.
일련번호가 없는 지폐이기 때문에 둘이 같은 지폐인지 의심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폐의 광택에 의한 색조, 오버프린트, 섬유질의 패턴, 그리고 군데군데 보이는 미세한 오염물 등을 보시면 둘이 같은 지폐임을 알 수 있습니다. 통상 fractional currency는 일련번호가 없기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하지만 도안이 얼마나 중심에서 벗어났는지, 테두리 여백이 얼만큼 있는지, 색조 변화와 오버프린트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그리고 섬유질이 얼마만큼 분배되었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지폐의 경우 모든 면에서 동일한 물품임이 분명하며 따라서 연필로 쓴 메모가 확실히 지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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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34년 시리즈 리치몬드 $50 연방준비은행권 (FRN)으로 2007년 3월 14일 이베이에 올라온 것입니다. 판매자는 ozzymarrsharron이며 구입자는 luke151132입니다.
이 지폐는 낙찰된 지 2주만인 2007년 3월 30일에 판매자 luke151132에 의해 이베이에 출회되었습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폐는 명백히 세탁된 것이며 (원래 자연스럽게 있던 때가 전체적으로 물에 의해 부자연스럽게 뭉게진 느낌이 들죠? 오래된 사용제 지폐를 물로 씻었을 때 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뒷면의 오른쪽 테두리에 있던 잉크 자국이 확실히 지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세탁이 아주 부자연스럽기에 초보자가 한 게 분명하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속을 염려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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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폐를 보죠. 이 지폐는 전체적으로 원형을 거의 유지하고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없어진 테두리가 없으며 접힌 자국조차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물과 같은 습기에 젖어 그 stain이 고스란히 남은 경우입니다. 짐작컨데 수집가가 보관은 잘 하고 있었되 한 순간의 방심으로 젖었거나, 혹은 부적절한 공간에 보관을 하고 있다가 습기에 노출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근데 다음 사진을 보면 원형은 고스란히 유지한 채 습기에 의한 오염물만 깨끗이 세탁되었습니다. 훨씬 보기가 좋죠? 예, 저라도 이렇게 할 수만 있다고 하고 싶을 겁니다. 일단 보기는 좋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해서, 또 구입자에게 세탁한 것임을 알리지 않고 팔아 수익을 두세배 남긴다면? 상당히 비윤리적인 처사일 뿐더러 이후 지폐의 상태유지 또한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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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폐는 2007년 초에 PCGS 홀더에 든 채로 출회된 물품입니다. 이 때만 해도 지폐는 제조 당시의 상태를 유지한 사용제 지폐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 지폐는 사정이 틀립니다. 이 지폐는 판매자 nurit214에 의해 2007년 3월 이베이에 출품된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PCGS 홀더에 없을 뿐 아니라 색깔마저도 확 변한 걸 알 수 있습니다. VF등급에서 AU등급으로 몇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판매하는 거지요. 이 경우 상당히 전문가의 솜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판매자 nurit214는 미국 지폐 변조해서 파는 걸로 유명한 사기꾼입니다. 몇 몇 다른 아이디를 갔고 있으며 절대 반품을 받아 주지 않는 걸로 알려져 있고 이런 세탁품을 팔아 불과 몇 주만에 수 배의 차익을 얻는 걸로 잘 알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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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66년 시리즈 $100 법화 (legal tender) 스타노트로 2007년 7월 22일 이베이에 출회되었습니다. 판매자 이름은 musical_fruit02이며 낙찰자는 luke151132 (이 친구 다시 출연하네요)입니다. 낙찰가는 $554.99였습니다. 판매자의 설명에 의하면 등급을 받지 않았으며 세 개의 수직으로 접힌 자국이 있고 왼쪽 구석이 살짝 접혀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프랭클린 초상화 바로 오른쪽 옆에 부분적으로 도장자국이 찍혀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위 낙찰자였던 luke151132가 이베이에 즉구가 $2,000로 2007년 8월 29일 이베이에 올린 것입니다. 이번엔 PMG 홀더에 싼 채로, 놀랍게도 EF 40, EPQ 등급을 받아 출회가 된 것입니다. 잘 살펴보면 더 이상 도장자국이 없으며 세 개의 수직으로 접혔던 자국 또한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사진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폐 색깔도 밝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luke151132의 솜씨가 상당히 세련되어 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첫째, luke151132는 불과 몇 달전만해도 세탁솜씨가 초보여서 금방 세탁되었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실수를 했지만 이번엔 등급회사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솜씨를 자랑했습니다. 물론 자세한 경과는 모릅니다. 두 세탁품이 서로 다른 사람에 의해 되었을 여지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같은 사람에 의해 행해졌다면 그만큼 수리실력은 초보자도 금방 익힐 정도로 쉽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음성적으로 이런 사기꾼들에 의해 전파된다면 상당히 암담하다는 것이죠.
두번째 생각해 볼 것은 PMG나 PCGS같은 “최고”라고 알려져 있는 등급회사들 또한 수리된 지폐를 100%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자국의 지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 점은 분명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국내의 많은 분들이 등급에 관해 여러번 토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한 쪽 주장의 요지는 “어떻게 한국지폐의 등급을 외국등급회사의 의견에 맡길 수 있느냐”는 것이었고 다른 쪽 주장의 요지는 “이들 회사는 수없이 많은 양의 지폐를 다년간 등급했던 경험이 있으니 현재로선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양쪽다 부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 어느 쪽도 편드는 것이 아닙니다만 이 예를 볼 때 다시 한 번 이들 등급회사에 대해 생각해 볼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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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14년 시리즈 $100 연방준비은행권입니다. 유명한 Lyn Knight 옥션에 출회된 것으로 그 때가 2007년 9월 9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PMG 등급으로 VF20을 받은 상태였고 $775에 낙찰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동그라미친 부분에 몇몇 오염물이 있습니다.
다음 사진은 2008년 2월 1일 brothers2sportscards라는 판매자에 의해 이베이에 출회된 지폐입니다. 이 때에 판매자는 이 지폐를 Choice-Uncirculated condition라고 소개하였으며 PMG홀더는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지폐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련번호의 “5”자 옆에 이물질이 약하나마 남아있으며 (따라서 CU가 될 수 없겠죠) 약품을 써서 세탁한 흔적과 다림질까지 한 흔적이 있습니다. 이 경매는 판매자에 의해 일찍 내려졌는데 이후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 수집가의 “지폐가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지폐는 분명 이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출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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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14 시리즈 $5 연방준비은행권으로 Lyn Knight 옥션에서 2007년 11월에 출회된 물품입니다. 당시에는 PMG 등급으로 VF35를 받은 지폐였으며 사용제의 흔적이 뚜렸했습니다. 낙찰가는 $650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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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신 것은 사실 빙산의 일각입니다. 많은 경우 눈으로 직접 보고도 그 차이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요즘처럼 사진만으로 판단하여 구매하는 온라인 거래가 많은 때에는 특히나 조심해야 합니다. 미국 지폐의 경우 이베이 등에서 제공하는 포럼에서 끊임없이 신고가 들어오기 때문에 포럼을 잘 읽어보면 “경매번호 #629435001의 물품이 수상하다”라는 식의 글을 보고 주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지폐와 같이 사각의 지대에 있는 지폐는 대부분의 수요자를 이루는 한국사람들이 알아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이 물건이 수상하다라는 식의 글이 많이 올라왔고 카페내의 전문가분들이 조언을 해 주곤 했지만 최근엔 그런 글조차 보기 드물더군요 (사실 사진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극히 힘들다는 건 이해하며 때로는 예상치못한 전화가 와서 욕설을 들여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온라인 옥션을 많이 이용하는 분들은 특히 다음과 같은 것에 주의를 요합니다.
1. 사진의 명암이나 조도를 고의로 변경시켜 출회한 물품 (색조가 지나치게 원래 지폐와 다르다거나 지나치게 밝은 물품)
2. (스캐너가 아니고) 사진기로 찍은 흐릿한 사진의 물품
3. 앞면 (혹은 뒷면)만 올린 물품
4. 필요이상으로 물건을 작게 찍어 올린 물품
등은 꼭 한 번씩 더 생각해 보고, 혹은 가능하다면 판매자와 직접 연락을 취해 고화질의 사진을 받은 후에 입찰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합니다. 제 경우엔 고가의 물건은 물론이고 중저가의 물건도 때론 사진을 요청하고 난 다음 입찰을 합니다.
또 몇 가지 덧붙인다면
5. 판매자의 positive feedback은 참조하는 것이지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것
6. 반품이 되는 것인지 꼭 확인할 것 (가끔 third-party grader에 의해 등급받은 것이기에 반품은 안 된다고 하는데 헛소리입니다. 반품 안되는 물건은 절대 입찰하지 마세요)
7. 관심있는 물건이라면 지금 살 물건이 아니더라도 꼭 북마크해 두어 후일을 대비할 것 (요 경우 일련번호가 없고 기호만 있는 지폐는 여전히 심증만 가고 물증이 없을 때가 있슴 – 개인적인 경험담)
8. 꼭! 반드시! 절대! 귀챦더라도 설명을 읽어 보고 판단할 것 (물건 설명, 배송 설명, 반품 여부 등)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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